친절한 루이비통 vs 고고한 에르메스…한국시장 공략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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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명품시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수입 명품의 양강(兩强)인 루이비통과 에르메스가 정반대되는 전략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루이비통이 '콧대'를 낮추고 좀 더 많은 고객 곁으로 다가가려 하고 있는 데 비해 에르메스는 '울트라 하이엔드(ultra high-end)'를 표방하며 극소수 상류층만을 위한 '귀족 마케팅'을 고수하고 있는 것.
◆매장 출입구부터 정반대로
지난 17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명품 매장.루이비통과 에르메스 매장의 출입구는 각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을 확연히 보여주고 있었다.
루이비통 매장의 출입문은 네댓 명이 족히 드나들 수 있을 만큼 넓직했지만 에르메스의 문은 두 사람이 들어가면 어깨가 닿을 정도로 좁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좁은 문은 한정된 고객만 출입을 허용하고 일단 들어오면 고객을 최상으로 모신다는 의미로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프라다가 한국 진출 당시 매장 출입구 한 가운데에 기둥을 설치,양 방향으로 딱 한 사람씩만 드나들도록 함으로써 '폐쇄성'을 강조했지만 최근 고객층이 넓어지자 기둥을 없앤 것이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매장 직원들의 고객 응대에서도 두 브랜드의 차이가 드러난다.
루이비통이 백화점의 일반 매장 직원들처럼 '친절한 미소'로 무장한 것과 달리 에르메스는 여전히 다가가기 어렵다는 평을 듣고 있는 것.한 백화점 관계자는 "루이비통은 매달 한두 번씩 백화점 교육센터를 빌려 본사 직원 주재로 서비스 교육을 철저히 한다"며 "반면 에르메스는 매장당 평균 30명 안팎의 고객만을 '단골'로 삼고 판매를 하기 때문에 특별히 불특정 대중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를 펼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품 브랜드가 살아남는 법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루이비통은 변화를 택했고 에르메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루이비통이 '매스티지(대중적 명품)' 쪽으로 기울고 있음은 주력 제품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루이비통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모노그램 스피디'로 70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1000만원 이상의 컬렉션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거의 판매가 안 되고 주로 300만원 이하 상품들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루이비통은 매장 규모를 다른 브랜드보다 두세 배로 키우고 신상품을 자주 내는 등 고객 수를 늘리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에르메스가 창립 이래 가족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루이비통은 LVMH그룹이란 글로벌 기업의 대표 브랜드인 점과도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에르메스는 여전히 명품 브랜드의 원칙인 폐쇄성과 희귀성을 고수하고 있다.
악어가죽 핸드백을 구하려면 2년 정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신상품 출시에 인색하다.
에르메스 관계자는 "가죽 상태가 좋지 않은 해엔 핸드백을 만들지 않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주력 상품인 '캘리버튼'의 가격대는 700만원을 웃돌아 루이비통에 비해 훨씬 고가다.
하지만 두 브랜드의 상이한 전략에도 불구,매장당 평균 매출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이비통의 연간 매출은 10개 매장에서 1000억원을 조금 웃도는 데 비해 에르메스는 6개 매장에서 6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루이비통이 '콧대'를 낮추고 좀 더 많은 고객 곁으로 다가가려 하고 있는 데 비해 에르메스는 '울트라 하이엔드(ultra high-end)'를 표방하며 극소수 상류층만을 위한 '귀족 마케팅'을 고수하고 있는 것.
◆매장 출입구부터 정반대로
지난 17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명품 매장.루이비통과 에르메스 매장의 출입구는 각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을 확연히 보여주고 있었다.
루이비통 매장의 출입문은 네댓 명이 족히 드나들 수 있을 만큼 넓직했지만 에르메스의 문은 두 사람이 들어가면 어깨가 닿을 정도로 좁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좁은 문은 한정된 고객만 출입을 허용하고 일단 들어오면 고객을 최상으로 모신다는 의미로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프라다가 한국 진출 당시 매장 출입구 한 가운데에 기둥을 설치,양 방향으로 딱 한 사람씩만 드나들도록 함으로써 '폐쇄성'을 강조했지만 최근 고객층이 넓어지자 기둥을 없앤 것이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매장 직원들의 고객 응대에서도 두 브랜드의 차이가 드러난다.
루이비통이 백화점의 일반 매장 직원들처럼 '친절한 미소'로 무장한 것과 달리 에르메스는 여전히 다가가기 어렵다는 평을 듣고 있는 것.한 백화점 관계자는 "루이비통은 매달 한두 번씩 백화점 교육센터를 빌려 본사 직원 주재로 서비스 교육을 철저히 한다"며 "반면 에르메스는 매장당 평균 30명 안팎의 고객만을 '단골'로 삼고 판매를 하기 때문에 특별히 불특정 대중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를 펼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품 브랜드가 살아남는 법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루이비통은 변화를 택했고 에르메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루이비통이 '매스티지(대중적 명품)' 쪽으로 기울고 있음은 주력 제품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루이비통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모노그램 스피디'로 70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1000만원 이상의 컬렉션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거의 판매가 안 되고 주로 300만원 이하 상품들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루이비통은 매장 규모를 다른 브랜드보다 두세 배로 키우고 신상품을 자주 내는 등 고객 수를 늘리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에르메스가 창립 이래 가족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루이비통은 LVMH그룹이란 글로벌 기업의 대표 브랜드인 점과도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에르메스는 여전히 명품 브랜드의 원칙인 폐쇄성과 희귀성을 고수하고 있다.
악어가죽 핸드백을 구하려면 2년 정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신상품 출시에 인색하다.
에르메스 관계자는 "가죽 상태가 좋지 않은 해엔 핸드백을 만들지 않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주력 상품인 '캘리버튼'의 가격대는 700만원을 웃돌아 루이비통에 비해 훨씬 고가다.
하지만 두 브랜드의 상이한 전략에도 불구,매장당 평균 매출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이비통의 연간 매출은 10개 매장에서 1000억원을 조금 웃도는 데 비해 에르메스는 6개 매장에서 6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