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들이 잇따라 국내 기업에 대한 매도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매도의견을 거의 내놓고 있지 않은 것과 대조를 보인다.

17일 증권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여 사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증권사가 내놓은 국내 기업 매도의견은 10여건에 이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골드만삭스의 현대차 그룹 계열사에 대한 매도 리포트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현대차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며 매수 리스트에서 제외한 데 이어 기아차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강력 매도' 의견을 내놨다.

현대제철에 대해서도 매도의견을 내놨다.

모건스탠리는 국내 증권사들이 내년 유망 업종으로 꼽은 조선업종에 대해 매도의견을 제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 5일 "조선업 사이클은 고점이 임박했다"며 "주가가 좋은 차익을 실현해야 한다"는 내용의 리포트를 발표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조선업종의 호황은 최소한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힌 것과 대비된다.

이외에 CLSA는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내년 유망종목으로 꼽은 KT에 대해 매도의견을 내놨고,메릴린치는 미래에셋증권이 목표가를 상향조정한 한진해운을 팔라고 권고했다.

또 한국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내년 유망종목으로 선정한 NHN엔씨소프트에 대해 노무라증권과 CLSA는 각각 매도의견을 밝혔다.

외국 증권사들의 이 같은 매도의견에 대해 해당 회사측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으로부터 '비중 축소' 의견을 받은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LCD 업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애널리스트가 회사 방문이나 공식적인 인터뷰도 없이 리포트를 낸 것은 일반적인 일이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도 "애널리스트가 한 번도 회사를 방문하지 않고 매도의견을 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