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와서 얼떨떨해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펼쳐진 2006-20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한국인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피겨요정' 김연아(16.군포 수리고)의 목소리는 흥분이 가시지 않은 듯 들떠 있었다.

김연아는 17일(한국시간) 새벽 연합뉴스와 가진 국제전화에서 "예상치 못했던 우승에 기쁘다.

실수를 했던 게 아쉽지만 감점이 적어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라이벌인 아사다 마오도 긴장을 많이 해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것 같다"고 기뻐했다.

허리 통증으로 진통제를 먹어가며 경기를 치른 김연아는 "우선 숙소에 가서 쉬고 싶다"며 부상으로 힘들게 따낸 금메달 소감을 대신했다.

다음은 김연아와 일문일답.

--어렵게 우승을 했는데.

▲무엇보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 예상 조차 못했던 결과가 나와서 멍한 기분이다.

우승했기 때문에 우선 기쁘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연기 중에 실수를 했던 게 아쉽다.

그래도 감점이 적어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라이벌' 아사다 마오와 시니어 무대 첫 맞대결이었다.

▲아사다가 나왔기 때문에 특별히 긴장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내가 컨디션이 나빠 더 긴장을 한 것 같다.

아마 아사다도 부담을 갖고 경기를 했을 것 같다.

--아사다와 안도 미키의 연기를 봤나.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끝낸 뒤 곧바로 방송 인터뷰가 잡혀서 아사다와 안도의 경기 모습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끝내고 두 명의 점수를 보니까 너무 낮게 나와서 '크게 실수했구나'라고 생각했다.

너무 점수가 적게 나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허리 부상은 어떤가.

▲어떻게 부상을 당했는 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누적된 피로 때문인 것 같다.

전날 아침까지 연습을 하는 데 통증이 심했다.

그나마 계속 치료를 받고 테이핑을 해서 경기 중에는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

--동계 아시안게임이 1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아직 한 달 가량 유가 있다.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빨리 숙소에 들어가서 자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