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용틀임하는 아시아 자본시장] (5) 금융허브 라이벌 싱가포르 vs 홍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인도행 출국장.리포트를 뒤적이느라 정신없는 수십여명의 비즈니스맨들로 늘 북적인다.

    예전에는 중개무역상들이 오가는 항로였지만 지금은 펀드매니저들이 항공기를 전세내다시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인도 노선은 싱가포르 해외노선 중 좌석 점유율이 가장 높다.

    인도 자본시장의 교두보로 부각되는 싱가포르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들 펀드매니저 중 상당수는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피델리티 미래에셋 등 외국계 자산운용사 종사자들이다.

    미래에셋 싱가포르법인의 김미섭 이사는 "싱가포르에서는 운용사들의 금융소득에 대해 과세를 안하지만 인도에서는 영업소득으로 간주해 과세한다"며 "인도의 법인세는 30%가 넘기 때문에 싱가포르에 거점을 두고 인도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홍콩 첵랍콕 공항이 상하이 선전 등으로 향하는 글로벌 금융회사 전문가들의 관문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전세계 투자자산은 싱가포르와 홍콩으로 밀려들고 이곳에서 운용되며,인도 중동 중국 등 아시아 각국으로 투자되고 있다.

    싱가포르 거래소 상장기업의 33%가 외국기업이고,홍콩에만 세계 100대 투자은행(IB) 중 73개가 진출한 것만으로도 아시아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금융허브 라이벌 홍콩과 싱가포르

    메릴린치증권 싱가포르 총괄 책임자인 토니 라자 센터장은 싱가포르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상하이 쿠알라룸푸르 등 신흥 도시들이 아시아 허브를 자처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웃나라들은 싱가포르의 모든 것을 벤치마크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물류 허브로서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있는 것이죠."

    싱가포르가 내던진 승부수는 금융허브다.

    급팽창하는 아시아의 부(富)를 키우기 위한 '자산운용'센터로 싱가포르를 변모시키겠다는 것이다.

    변화의 키워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쏟아진 규제완화정책이다.

    6일이면 금융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하는 한편 진입 문턱을 크게 낮춘 게 대표적이다.

    투자자문사 설립 기준을 500만 싱가포르달러에서 100만 싱가포르달러로 낮추고 글로벌 펀드 운용 최소금액은 50억 싱가포르달러에서 10억 싱가포르달러로 내렸다.

    금융사의 법인세 혜택도 일반 법인보다 10%포인트 낮췄다.

    2002년 금융회사의 경계를 허물어 단일면허화하는 증권선물법은 싱가포르의 금융허브화 노력에 화룡점정이 됐다.

    번화가인 센턴웨이와 선텍시티 주변은 전세계 유명 자산운용회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금융가로 떠올랐고 이곳이 거점이 돼 세계 각지에서 밀려오는 자금을 아시아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맹추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홍콩은 세계 투자은행들의 지역본부 역할을 키워나가고 있다.

    세계 최저 수준의 법인세율과 간소한 행정절차를 무기로 세계 각국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신한아주금융 정태승 부장은 "런던 상하이 싱가포르 등 3개 지역을 해외IB센터 후보지로 검토했으나 시장성장성과 접근성,세금우대 등의 정책면에서 홍콩이 가장 뛰어났다"며 "홍콩은 단순 IB센터 외에 아시아 각 지점의 컨트롤타워 역할까지 수행한다"고 말했다.

    1990년대 후반 800억달러대에 머물던 싱가포르의 자산 운용 규모는 지난해 4802억달러로 수직상승했다.

    홍콩의 자산 운용 규모도 IT(정보기술)버블이 꺼졌던 2002년을 빼곤 10년째 늘어 지난해 6675억달러에 달했다.

    ○특화하는 두마리 용

    최근에는 두 지역이 기능별로 특화되고 있다.

    피델리티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홍콩에선 경영지원 업무에 중점을 두는 반면 싱가포르에선 직접 금융 전문인력을 배치하는 특화전략을 취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한국 투자를 담당하는 소시에떼제네랄 에셋 박경림 이사는 "세일즈와 마케팅은 홍콩에서,리서치와 운용은 싱가포르로 기능이 분담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전략적으로도 두 지역은 차이를 보인다.

    홍콩은 다국적기업과 금융회사의 중국 공략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된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 관계자는 "홍콩은 1국2체제에서 자율을 바탕으로 국제 금융중심지로서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며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과 홍콩·중국 간 CEPA(긴밀한 경제무역협력관계) 등으로 중국 자본조달 및 중개무역지로 수혜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싱가포르는 급성장하는 인도와 중동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최근 인도 및 요르단과 FTA(자유무역협정)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등과도 협상을 벌이고 있다.

    세계 경제의 신흥강자로 떠오르는 친디아의 역동성을 홍콩과 싱가포르가 성장동력으로 십분활용하고 있는 키워드가 바로 금융허브인 셈이다.

    싱가포르=고경봉·홍콩=김형호 기자 kgb@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이란, 시위대 강경 진압 '충격'…사망자 100명 넘어

      이란 당국이 2주째 이어지는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나왔다.AP통신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인권단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을 인용해 지난달 말 시작된 이란 반정부 시...

    2. 2

      엑손 "베네수엘라는 현재 투자 불가"…트럼프의 석유 재건 구상에 美 석유업계 신중

      엑손모빌이 베네수엘라를 현재로서는 “투자 불가” 지역으로 평가하면서, 미 석유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재건 구상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

    3. 3

      트럼프 "미국이 나서지 않으면 러시아·중국이 그린란드 차지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국이 개입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나 중국이 그린란드를 점령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 조치를&nbs...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