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글로벌화는 더 빨라진다. 그 중추적인 역할을 글로벌 중산층(Global Middle Class)이 담당할 것이다.'

세계은행(IBRD)이 13일 이 같은 내용의 '글로벌경제 전망:세계화의 다음 물결 관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30년까지 세계화 물결의 특징 및 성격을 설명하고,극복해야 할 리스크 요인 등을 담고 있다.

보고서의 결론은 '차세대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 경향은 이전 세대보다 더욱 심화,발전하게 될 것'으로 모아진다.

교역,금융,정보기술(IT),아이디어,인력 등의 통합을 통해 각국이 세계 경제와 한층 더 깊게 통합된다는 얘기다.

세계은행은 이 같은 세계화 경향을 가져올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글로벌 중산층'을 꼽았다.

특히 중산층이 급증하고 있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 개발도상국 중산층에 주목했다.

개도국 중산층이 세계 경제통합의 중추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세계은행이 제기한 '글로벌 중산층'의 개념은 1인당 연간 소득이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4000달러(현재 브라질 수준)에서 1만7000달러(이탈리아 수준)에 이르는 집단이다.

4인 가족 기준 1만6000~6만8000달러 소득계층이다. 이들은 현재 4억명으로 세계 인구의 7.6%를 차지한다.

2030년에는 12억명,16.1%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소는 인구변화 추세다. 약 65억명인 세계인구는 2030년 80억명으로 늘어난다. 해마다 6000만명씩 증가하는 셈이다. 그 가운데 97%가 개도국에서 일어난다. 특히 30여개 개도국의 중산층 인구가 세계 전체 중산층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의 6%에서 2030년에는 40%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세계적인 생산물을 소비하며,국제 수준의 더 높은 교육을 열망한다.

자동차 등 외국 내구재를 구매하거나 해외여행을 다닐 재정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

중국의 중산층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이미 자동차를 구입하기 시작,세계 자동차 교역증가 및 자동차메이커의 중국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글로벌 중산층'이 상품과 서비스의 교역 증가를 낳고,세계 시장 통합을 주도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4800달러인 개도국의 1인당 평균소득도 2030년 1만1000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이 기간 선진국은 연평균 2.5%의 성장세를 보이는 데 비해 개도국은 4.2%로 예상된다.

글로벌 생산에서 개도국이 차지하는 비율도 23%에서 31%로 높아지고,구매력 측면에서는 절반을 넘어서게 될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 멕시코 터키 등 개도국은 오늘날 스페인의 생활수준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경제의 주변부였던 개도국들이 2030년에는 주력 성장엔진으로 위상을 바꾸게 되는 것이다.

한우덕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