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이 되면 전국 어디에서나 2시간 분량의 영화를 1분 안에 내려받아 볼 수 있는 최첨단 광케이블망이 구축된다.

남중수 KT 사장은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1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국 가입자의 안방까지 광케이블망을 넣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가정이 광케이블망으로 연결되면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와 안정된 정보 전송으로 인터넷TV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아파트 입구까지만 깔리는 일반 광케이블과 달리 집안까지 들어간다는 점에서 댁내광가입자망이라고 불리는 이 첨단 초고속인터넷망은 기존 초고속인터넷 VDSL보다 2배 빠른 속도(100Mbps)와 질 높은 정보 전달력을 자랑한다.

이렇게 되면 영화 한 편 분량인 700Mbps짜리 파일을 1분 이내에 내려받을 수 있다.

남 사장은 "고객들은 앞으로 빠르고 안정된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더욱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며 "KT는 서울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가입자들이 댁내광가입자망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KT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과 인터넷TV,콘텐츠 개발에도 꾸준히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으로는 와이브로에 2400억원을,인터넷TV와 콘텐츠 개발 등에 6900억원을 쓰기로 했다.

KT는 또 저출산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정책에 맞춰 3자녀 이상 가정을 대상으로 '빅 패밀리 요금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남 사장은 5인 가족을 기준으로 보면 연간 40만원 이상의 통신요금이 절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KT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인 결합상품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통신서비스와 기타 문화 예술상품을 묶는 다양한 결합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결합상품은 전화 초고속인터넷 이동통신 등의 서비스를 싼 가격으로 묶은 서비스를 말한다.

한편 KT는 내년 매출목표로 올해(예상치 11조7700억원)보다 소폭 많은 11조9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남 사장은 "액면으로 보면 올해보다 13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치지만 부실사업 등을 털어내면서 올리는 매출이어서 작은 성장만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남 사장은 "훌륭한 바람개비를 만들었는데 바람이 불지 않는다고 앉아서 기다리기보다는 앞으로 달려 나가서라도 바람개비를 돌리겠다"며 인터넷TV사업에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는 최근 방송통신 융합 추진이 방송위원회의 반발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해석된다.

KT는 방·통융합이 제때 되지 않을 경우 독자적으로 서비스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