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위칭데이 앞두고 프로그램 순매도 1조 예상

14일 트리플위칭데이(지수 선물.옵션.개별주식옵션 동시만기일)를 앞두고 주식시장이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 출회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달 들어 4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매수차익잔고가 만기일 앞두고 일부 청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 따른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가 1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매수차익잔고 4조원대 유지..매물폭탄 임박" =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매수차익잔고는 4조3천522억원에 달한다.

지난 달 27일 사상 최초로 4조원을 넘어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됨에 따라 4조3천억원대로 늘어났다.

매수차익거래란 고평가된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무위험 거래로, 만기가 되면 그간 사둔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들여 잔고를 청산하거나 차근월물로의 롤오버(이월)를 선택해야한다.

이때 청산물량이 프로그램 매물 형태로 한꺼번에 쏟아지면 수급 구조가 붕괴되면서 코스피지수의 급락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번 만기일에 청산물량은 ▲장중 시장베이시스(12월물의 현.선물간 가격차이) ▲스프레드 가격(내년 3월물 선물-12월물 선물) ▲인덱스펀드의 스위칭 매수세 유입규모(선물 매도.현물 매수) ▲차익거래에 가담하는 사모펀드의 보유물량 청산규모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기일까지 프로그램 1조원 순매도 예상" = 전문가들은 배당을 겨낭한 인덱스펀드의 스위칭 매수가 이미 상당부분 이루어진 데다 사모펀드가 내년부터 증권거래세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는 것에 대비해 매수차익잔고의 상당부분을 청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1조원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허수로 추정되는 매수차익잔고 6천억원을 빼면 실질적인 매수차익잔고는 3조7천억원 수준이며 이 가운데 적게는 5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9천억원까지 매물로 쏟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만기일 프로그램 매물을 상쇄할 수 있는 인덱스펀드의 스위칭이 이미 상당부분 이루어진 상황에서 스프레드 가격이 최근 -0.20에서 -0.75포인트까지 떨어져 청산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에 따라 만기일까지 프로그램 매매는 1조원 정도 순매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프레드 가격이 떨어졌다는 건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뜻으로 12월물에 비해 가격이 싼 내년 3월물로 롤오버하는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그는 이어 "스프레드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1조5천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사모펀드 보유 매수차익잔고의 청산 가능성도 높아졌다"며 "현재 스프레드 수준이 유지될 경우 내년까지 물량을 보유해 증권거래세(세율 0.3%)를 내는 것보다 올해 안에 청산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천대중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장중 베이시스와 스프레드 가격, 인덱스펀드의 스위칭 매수규모 등에 따라 프로그램 매매의 방향성이 달라질 것"이라며 "시장예상치는 만기일까지 1조원 안팎의 순매도"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