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정보통신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여느해보다 최초의 기록,최초의 서비스,최초의 기술이 많았다.

웹2.0과 UCC(사용자제작콘텐츠)로 대변되는 쌍방향 참여문화가 정보통신 전반을 휩쓸었고 이동통신서비스 개시 22년만에 휴대폰 가입자 4000만명 시대가 열렸다.

얼굴을 보며 전화하는 3.5세대 이동통신기술(고속하향패킷접속·HSDPA)과 시속100km로 달리는 차안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하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WiBro)이 서비스를 시작,한국이 차세대 통신서비스를 선도하게 됐다.

PC시장에서는 빠른 속도와 저전력 설계로 무장한 '멀티코어 프로세서'가 등장했다.

DSLR(디지털일안반사식) 카메라 열풍이 분 것도 특기할 만한 사항이다.

반면 게임 산업은 성인도박게임 '바다이야기 사태'와 명의도명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휴대폰 업계도 중견 업체들의 고전으로 쓸쓸한 연말을 맞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IT부가 뽑은 '2006년 정보통신 10대 뉴스'를 소개한다.

#와이브로·HSDPA

SK텔레콤과 KTF는 지난 5∼6월 HSDPA의 상용서비스에 들어갔다.

3.5세대 서비스인 HSDPA는 빠른 네트워크를 지원,'보는 전화'시대를 열었다.

'글로벌 로밍'도 장점이다.

지난 6월 KT와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선보인 와이브로도 통신시장 세대교체의 주역이다.

와이브로는 이동성과 전송속도가 뛰어나 달리는 차안에서도 초고속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HSDPA와 와이브로는 서비스 지역이 한정돼 가입자는 아직 미미하다.

내년엔 커버리지 확대와 함께 서비스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HSDPA의 경우 SK텔레콤과 KTF는 각각 내년 6월과 3월까지 전국망 구축을 끝낼 방침이다.

#인터넷TV(IPTV) 시동

통신과 방송이 융합된 대표적 서비스인 IPTV가 지난 11월 첫선을 보였다.

일부 지역에서 이뤄진 시범서비스이기는 하지만 의미있는 출발이다.

IPTV는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해 TV로 실시간 방송과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즐기는 서비스다.

시범서비스는 KT가 주축인 C큐브 컨소시엄과 다음이 주도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 2곳에서 진행중이다.

하나로텔레콤은 지난 7월 말부터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의 TV포털인 '하나TV'서비스에 들어가 가입자 10만명을 확보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설립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지만 통신업계는 IPTV 도입이 내년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견 휴대폰 업계의 붕괴

중견 휴대폰업체의 몰락은 큰 충격을 주었다.

지난 7월 VK가 무너진 데 이어 국내 3위의 팬택계열마저 워크아웃을 바라봐야 하는 실정이 됐다.

벤처신화로 불리며 한때 아시아의 떠오르는 기업으로 꼽혔던 팬택계열은 무리한 확장 전략과 글로벌 메이저업체를 중심으로 재편돼가는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설 땅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춤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 하반기부터 회복세에 들어간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소식이었다.

모토로라가 레이저 후속모델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는 사이에 삼성전자는 울트라에디션,LG전자는 초콜릿폰이 글로벌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DSLR 카메라 열풍

지난해 캐논의 EOS350D로 촉발된 보급형 DSLR는 올해 신제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100만원 이하로 가격이 떨어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DSLR 대중화의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 싸졌기 때문이다.

보급형 DSLR의 경우 89만∼90만원대에 살 수 있다.

조금 비싼 콤팩트형 디카(일명 똑딱이)에 조금만 보태면 DSLR카메라를 살 수 있게 된 셈이다.

무겁게만 느껴지던 DSLR가 한층 가벼워진 것도 특징이다.

보급형 제품도 진화하면서 DSLR의 유행은 계속될 전망이다.

캐논의 EOS400D,펜탁스의 K10D,니콘의 D80 등은 전문가용 DSLR 못지 않은 성능을 담아 활발한 교체 수요를 예상케 한다.

#TV휴대폰 시대

휴대폰으로 통화만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모바일TV서비스인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이 본격화 되면서 DMB폰의 인기가 점점 더 올라가고 있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도,도심을 걸으면서도 작은 휴대폰에서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게 됐다.

위성DMB로는 영국 프리미어축구를 볼 수 있다.

언제 어디서든 TV를 즐기는 시대가 올해 열린 셈이다.

3.5세대 폰이 나와 보는 휴대폰서비스를 보탰다.

HSDPA,와이브로폰이 그것이다.

보고 듣는 휴대폰은 내년에도 다양한 서비스등장과 함께 빛을 낼 것으로 보인다.

#꺼지지 않는 UCC 열풍

올해 인터넷 세상을 관통한 키워드는 UCC다.

참여와 공유로 대변되는 웹2.0 정신에 가장 부합되는 UCC는 사용자가 직접 생산해 인터넷에 올린 글 사진 음악 동영상 등 각종 콘텐츠를 말한다.

UCC는 초창기 끼있는 네티즌이 자신이 등장하는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고 동영상이 포털사이트 등으로 퍼져나가면서 관심을 끌었다.

기타 연주 동영상 하나로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기타리스트 임정현씨는 UCC가 낳은 대표적 스타다.

닷컴 기업들은 UCC를 차세대 수익모델로 점찍고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인수·합병(M&A)도 활발하다.

최근에는 실력을 갖춘 아마추어 전문가들이 등장,PCC(프로튜어제작콘텐츠)로 불리는 양질의 UCC콘텐츠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바다이야기 상처

사행성 성인오락게임인 '바다이야기'파문은 거센 폭풍이 돼 올 한해 게임업계를 괴롭혔다.

온라인 게임업계와는 상관없는 일이었지만 바다이야기 사태는 전체 게임업계까지 위축시켰다.

정부가 게임업계의 기를 살리기 위해 11월 초 국제게임쇼 '지스타2006'을 개최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내년에는 굵직한 신작 게임들이 쏟아지면서 게임업계가 기지개를 펼 것이란 전망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국회 법사위에 계류중인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게임아이템과 게임머니를 중개하거나 현금으로 바꿔주는 사업을 금지하는 등 사행성게임 규제가 골자다.

그러나 일각에선 애꿎은 온라인게임 산업까지 위축시킬 것이라며 반발한다.

#멀티코어 프로세서 시대

인텔이 지난 8월 중앙처리장치(CPU)가 2개인 코어2듀오를 출시한 데 이어 11월엔 처리장치가 4개인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출시,본격적인 멀티코어 프로세서 시대가 열렸다.

멀티코어 프로세서는 처리장치가 많아져 속도가 빨라질 뿐 아니라 게임과 그래픽 등 서로 다른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컴퓨터의 기본인 연산 능력이 강화됐다.

듀얼코어가 32비트 컴퓨팅 기반이라면 올해 나온 코어2듀오는 64비트 컴퓨팅 환경을 기반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