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부총리가 급증하는 가계부채 등 국내 금융시장의 4대 위험요인을 지적하면서 위기 가능성을 경고했다.

경제부총리가 직접 거론(擧論)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 금융시장이 얼마나 불안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일이다.

사실 부총리가 지적한 가계부채,중소기업 대출,서민금융 부실화 우려,외화대출 증가 등은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다.

그런데도 새삼 이를 강조한 것은 더이상은 방치(放置)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우리는 이해하면서,정부가 보다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가계발 금융불안 우려의 중심에는 폭등한 부동산가격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가계부채가 불과 5년 사이 두 배 이상으로 급팽창한 것은 물론 중소기업대출 급증,서민금융 부실화 우려 등도 부동산담보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난 데서 비롯된 것에 다름아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부동산 가격이 자칫 급락세로 돌아설 경우 가계 파산이 줄을 잇고, 은행 등 금융권마저 마비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특히 최근 들어 부동산가격 거품론이 날로 늘고 있어 더욱 우려가 크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동산시장에만 쏠려 있는 부동자금이 생산적 부문으로 향할 수 있는 길을 터줌으로써 부동산가격의 연착륙을 유도하고 기업투자를 활성화(活性化)시키는 일이다.

수도권공장 신증설 억제 등 기업 발목을 묶고 있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철폐 또는 완화하는 것은 그런 차원에서도 대단히 시급하다.

금융회사들 또한 손쉬운 부동산담보대출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등 리스크를 적극 줄여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