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 펀더멘털이 800원대 환율을 지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CJ투자증권은 8일 "국내 경기 펀더멘털이 800원대 환율을 지지하기는 힘들다고 판단되며, 900원 초반대 수준이 현 국내 경기 펀더멘털을 반영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 "원/엔 환율의 급등 없이 원/달러 환율만 800원대로 진입할 경우에는 국내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박상현 연구원은 일단 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첫째, 원/달러 환율과 무역수지 흑자규모간 괴리현상이 보이고 있다는 게 첫번째 이유다.

최근 수출호조를 바탕으로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다시 증가하고 있지만, 급격한 원화 강세를 뒷받침 해주기에는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단가보다는 물량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연구원은 "따라서 미국 경기둔화와 함께 글로벌 경기 역시 둔화가 본격화될 경우, 수출 호조세가 급랭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분명히 원화의 추가절상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 경쟁력 차원에서도 추가적인 원화 강세를 설명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한-일간 생산성 격차가 상당부문 원/엔 환율 급락 현상을 뒷받침 해주고 있으나, 일본 임금상승률을 초과하는 국낸 임금상승 추이 및 한-일 무역수지 흑자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더 이상 원/엔 환율의 추가 하락을 용납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박 연구원은 이와 관련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은 원/엔 환율 추이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원/엔 환율 하락폭이 확대되면 영업이익률도 크게 둔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대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국내 경제구조를 이유로 제시했다.

내수시장이 탄탄한 유로 및 일본 등의 선진국과 비교해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구조를 감안하면 원화 절상이 국내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긍정적 효과를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체 수출기업 매출 규모가 내수기업 매출 규모와 비슷한데, 이러한 점은 국내 경기가 환율에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