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내년에 기존 제품 라인업을 뛰어넘는 신개념의 자동차를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어서 고객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고성능 럭셔리 차량을 앞세워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 돌풍을 잠재우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세계적 명차들과 본격 경쟁하겠다는 의도다.

이에 맞서 수입차 업체들은 2000만~3000만원대 중저가 차량을 대거 들여와 국내 업체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해 나가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내년에 출시될 차량은 국내·수입차를 모두 합해 50여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돼 벌써부터 '신차 대전(大戰)'이 예고되고 있다.

신개념 국산차 속속 등장


가장 큰 관심은 현대차가 내년 하반기에 출시할 대형 고급 세단 BH(프로젝트명).플랫폼 및 엔진과 서스펜션(완충장치) 등이 기존 국산차와는 완전히 다른 '변종'이다.

다이너스티와 에쿠스의 중간급인 BH는 현대차가 선보이는 최초의 후륜구동 세단.배기량 3300cc와 3800cc(국내용),4600cc(수출용) 등 세 가지 모델로 개발되고 있다.

기아차는 내년 하반기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인 HM(프로젝트명)을 출시,동급의 현대차 베라크루즈와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준비 중인 BH나 HM은 기존 차량의 후속모델이 아닌 새로운 개념의 차량들이다.

GM대우는 내년 하반기 국내 자동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정통 후륜구동의 2인승 스포츠카 G2X로드스터를 내놓는다.

이 차량은 GM의 자회사인 오펠이 지난 2월 제네바모터쇼에 출품했던 GT의 자매 모델로 최고 출력은 177마력이며 정지 상태에서 약 7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한다.

르노삼성도 내년을 손꼽아 기다리기는 마찬가지.내년 11월께 르노 최초의 SUV 모델인 H45(프로젝트명)가 출시되기 때문이다.

현재 SM 시리즈(3,5,7) 외에 신차가 없는 르노삼성 입장에서는 이 차량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중저가 수입차 봇물


수입차들은 2000만~3000만원대 중저가 차종을 대거 들여올 예정이어서 국산차와 한판 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혼다코리아가 이미 지난달 29일 중형세단 시빅(2000㏄)을 2990만원에 선보여 포문을 열었다.

이어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가 오는 12일 2000cc급의 중형차 닷지 캘리버를 2000만원대 중반에 내놓을 예정이다.

20~30대 젊은층이 주요 타깃이다.

볼보코리아도 내년 2월께 볼보 차량 가운데 가장 작은 C30(2400cc)을 3000만원대 초반 가격으로 시판할 계획이다.

포드도 중소형 스포츠 액티비티차량인 S맥스 디젤 모델을 3000만원 안팎에 출시할 예정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