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가 같은 예금이라도 얼마를 맡기느냐에 따라 다른 예금 금리를 적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에 따라서는 적금도 매달 불입 규모액에 따라 금리를 차등화하고 있다.

27일 주요 시중은행들에 따르면 국민.우리.하나은행과 농협 등은 고객이 맡긴 예금액이 많을수록 높은 금리를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은행은 만기가 3개월인 예금에 1000만원 이하를 맡긴 고객에게는 연 3.9%의 이자를 주지만 1000만원 이상일 때는 이보다 0.2%포인트 높은 4.1% 금리를 지급한다.

예금액이 3000만원 이상일 때는 4.2%의 금리를 제공한다.


만기가 1년 미만인 모든 정기예금에 대해 1000만원 이상을 맡겼을 때는 1000만원 미만일 때보다 0.2%포인트가 높고 3000만원 이상일 때는 1000만원 이상보다 0.1%포인트씩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

고객이 가장 많이 찾는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의 경우 1000만원 이하는 4.3%,1000만원 이상은 4.35%,3000만원 이상은 4.45%씩의 금리를 주고 있다.

하나은행의 예금액별 금리 차이는 국민은행보다 더 크다. 하나은행에 1년 만기로 1000만원 미만을 맡겼을 때는 4.2%의 이자만 받을 수 있지만 1000만원 이상일 때는 이보다 0.5%포인트가 많은 4.7%의 이자를 받게 된다. 만기가 1년 미만인 경우도 예금액이 1000만원 이상이면 1000만원 미만인 경우보다 연 0.3~0.4%포인트 이상의 금리를 보장받는다.

농협에서는 5000만원이 금리 구간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만기가 6개월인 정기예금에 5000만원 미만을 맡길 때는 금리가 4.3%이지만 5000만원 이상을 예치하면 4.45%의 금리를 지급받는다. 만기가 3개월일 때는 5000만원 이상이면 0.25%포인트 많은 금리를 적용한다.

농협 관계자는 "은행들이 고액을 맡기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예금액이 많을수록 더 높은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예금액이 같아도 고객들의 거래 실적과 영업점장 전결금리에 따라 다른 금리를 적용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예금뿐만 아니라 적금에서도 금액별로 다른 금리를 지급하고 있다. 우리은행에 매달 50만원 이상 적금을 부으면 월 50만원 미만씩을 넣을 때보다 무조건 0.1%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받을 수 있다.

예금의 경우 우리은행은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혔다. 우리은행의 '두루두루 정기예금'은 예치금이 5000만원 이상일 때는 0.1%포인트의 보너스금리를 주고 만기가 6개월과 12개월인 '오렌지 정기예금(3개월 CD금리 연동)'은 만기가 같은 다른 예금상품의 금리에 0.01%포인트씩을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

반면 신한은행은 금액에 관계없이 똑같은 금리를 주고 있다. 신한은행은 금액별 기준을 정하지 않고 만기가 6개월,12개월인 정기예금에 대해 각각 4.55%,4.8%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액별 금리를 정해놓지 않고 있지만 이자를 더 줘야 할 필요성이 있는 고객에 대해서는 영업점장 전결로 추가금리를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