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0대들의 명품 구매 현상이 갈수록 일반화되고 있다.

텔레비전이나 잡지를 비롯한 대중 매체들의 영향에다 자녀를 통해 자신들의 부를 과시하려는 부모들의 욕구가 어우러지면서 10대들의 명품 구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24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8~12세의 '트윈에이저(tweenager)'를 포함한 10대들이 프라다 구치 지방시 루이뷔통 등 유명 브랜드의 값비싼 액세서리 벨트 지갑 신발을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있으며 유명 매장들도 이들 '10대 명품 고객'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략마케팅 회사 해리슨그룹이 최근 10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를 구매하는 경향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슨그룹이 "요즘 아이들은 구치 스카프를 갖고 있는 게 일반화됐을 정도"라고 표현한 것은 10대들의 명품 선호 정도를 잘 보여준다.

물론 상당수는 평상시 타깃이나 갭 등에서 값싼 물건을 구매해 명품과 함께 사용하기도 하지만 명품을 알게 된 10대들이 또다른 명품을 가지려는 성향이 눈에 띄게 늘고 있고 명품 구매를 위해 기꺼이 파트타임 일까지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롱비치에 살고 있는 로렌 밴더린덴 양(12)은 "애완동물 돌보기 등으로 돈을 모아 명품을 사고 그 명품에 어울리는 다른 명품을 사기 위해 용돈을 모은다"면서 "친구들 대부분이 원하는 것은 명품이며,등교할 때 갖고 다니지 못하지만 하교 후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런 경향에는 부유하게 자란 베이비붐 세대의 탓도 있지만 자녀들을 통해 자신들의 신분을 보여주고 싶은 부모들의 욕구도 작용하고 있다.

또 유아 시절부터 명품을 입어온 어린이들 스스로 브랜드가 무엇인지 인지하게 되고 각종 매체를 통해 자연스레 명품과 친숙해지고 있는 게 명품 구매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유명인들이 즐겨찾는 웨스트 로스앤젤레스의 '키츤(Kitson)' 매장을 운영하는 프레이저 로스 사장은 "12살이면 루이뷔통이 무엇인지 안다"면서 "이들 10대 고객은 190달러짜리 청바지, 650달러짜리 이사벨라 피오레 핸드백을 망설임없이 구매한다"고 밝혔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