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모씨(37)는 최근 친척이 암(癌)으로 사망하자 평소에 잘 알고 지내는 보험설계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혹시 나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암보험에 하나 가입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설계사는 "암 전용 보험은 이제 판매하지 않는다.

CI(치명적 질병)보험에 암보장을 특약으로 가입하는 게 어떠냐"고 권고했다.

김씨는 이미 건강보험에 가입한 터라 별도의 CI보험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암보험을 파는 다른 보험사로 발길을 돌렸다.

암보험의 수요는 높아지고 있지만 상당수 보험사들이 암보험의 판매를 중단한 데다 암보험을 계속 판매하는 보험사들도 보험료를 계속 올리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보험사 절반이 암보험 판매 중단

현재 암 전문 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생보사는 동양 미래에셋 흥국 금호 PCA LIG 메트라이프 AIG 라이나 등 전체 22개 생보사 가운데 10곳에 불과하다.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사와 나머지 중소형사들은 지난 7월 이후 순차적으로 암 전용 보험의 판매를 중단했다.

건강보험과 종신보험에 암보장 특약을 하거나 CI보험에 암보장을 추가하는 형태로 판매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특약은 보장 범위가 적고 보장 한도가 낮다는 게 단점이다.

생보사들이 잇따라 암보험 판매를 중단한 것은 암보험의 수지가 맞지 않아서다.

의료기술 발달로 암 조기 발견이 늘어나는 등 암(癌) 발생률이 증가하면서 보험금 지급액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계약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계약자들로부터 받은 보험료보다 많아 암보험에서 적자가 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암보험의 수지타산이 맞지 않자 암 전용 보험을 계속 팔고 있는 보험사들도 보험료를 계속 인상하고 있다.

1~2년 전 2만~3만원 정도였던 암보험료가 최근에는 4만~5만원 선까지 상승했다.


○암보험 지금 가입하는 게 유리

암보험에 가입하려는 사람은 가급적 서두르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왜냐하면 암보험의 손해율(보험금 지급÷보험료 수입)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암 전용 보험의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암보험을 판매하더라도 보장 범위를 축소하거나 보험료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올 상반기 대형사들이 암보험 판매를 중단하자 중소형사들의 암보험 판매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동양생명의 '수호천사 홈케어 암보험'은 지난 상반기 신계약 건수가 월평균 3300건 수준이었으나 7월 4408건,8월 5447건,9월 6263건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수호천사 홈케어 암보험은 일반 암(위암 간암 등)과 고액치료비 암(백혈병 뇌암 골수암)을 구분해 고액치료비 암은 진단시 최고 8000만원,일반암은 최고 4000만원까지 지급한다.

미래에셋생명의 '웰빙암 플러스보험'은 암 진단시 최고 5000만원,암 사망시 1500만원을 지급한다.

100% 환급형과 만기시 500만원의 축하금 형태로 가입이 가능하다.

30세 여성이 축하금형으로 80세 만기,20년납으로 가입시 월 보험료는 3만900원 선이다.

금호생명은 인터넷과 텔레마케팅으로 '스탠바이 자기사랑 암보험'을 판매한다.

이 상품은 암 진단시 2000만원을 지급하며 만기시 납입한 보험료를 축하금으로 돌려준다.

30세 남성이 80세 만기,20년납으로 가입할 경우 2만8100원의 비교적 저렴한 보험료를 내면 된다.

PCA의 '플러스 웰빙암 토탈케어보험Ⅱ'는 일반암 고액암 구분 없이 암 진단시 최고 8000만원을 지급하며 별도 건강검진 없이 전화로 가입할 수 있다.

또 특약을 통해 뇌출혈 및 급성 심근경색증 진단시 각각 최고 2000만원의 특정 질병 진단 급여급을 지급하고 질병 또는 재해로 인한 수술시 1회당 최고 300만원을 보장한다.

메트라이프의 '베스트콜 더블암케어보험'은 고액암 진단시 최고 6000만원,일반암은 최고 3000만원을 지급한다.

암 진단 또는 합산 장해지급률 50% 이상 장해시 보험료 납입이 면제하며,만기 환급형의 경우 보험 만기시 주계약 보험료의 100%를 환급한다.

텔레마케팅 전용 상품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