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국제 간 자금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각종 펀드들이 지난 2년 이상 인기를 끌었던 브릭스(BRICs) 친디아(Chindia) 투자가 어느 정도 포화 상태에 도달함에 따라 새 투자처인 이른바 '프런티어 시장'을 찾아 나서고 있다.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2007년 프런티어 시장을 보면 지난주에 알아봤던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로 이뤄진 이브사(IBSA)를 필두로 베트남 몽골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에서 보츠와나 케냐 등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가장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꼽고 있는 시장은 단연 베트남이다.

이미 세계 증시에서 '제2의 중국'으로 불리고 있는 베트남은 글로벌 시대의 가장 큰 성장 동인인 인구가 8400만명에 달하는 데다 올해 성장률이 8%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올 11월에는 그동안 숙원이던 세계무역기구(WTO)에도 가입했다.

베트남 증시의 신장세도 눈부시다.

올해 안에 40여개 기업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가총액이 연초에 비해 약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는 의류와 신발업 광물 업종의 주가 상승세가 빠르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 세계 증시 예측기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몽골과 카자흐스탄도 유망한 지역으로 관심을 끌 가능성이 높다.

몽골은 인구는 작지만 광물가격의 강세로 2004년 이후 연 6%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카자흐스탄도 '원소기호에 해당하는 모든 지하자원이 존재한다'고 할 정도로 자원이 풍부한 세계 8위의 원유 매장 국가다.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유가와 원자재 가격은 자원 보유국들이 선진국의 경제 애국주의에 맞서 민족주의 성향을 갈수록 강화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고공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몽골과 카자흐스탄은 앞으로 더욱 높은 성장이 기대돼 올 하반기 이후 세계적인 펀드들이 이 지역으로 몰려들고 있다.

콜롬비아도 내년에는 '2차 엘도라도(상상 속에 황금국)' 열풍이 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파 지도자인 알레보 우리베가 연임에 성공한 후 정치 안정을 배경으로 활발하게 외자를 유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980년대 이전에 '1차 엘도라도'의 단꿈에 빠지게 했던 엑슨 모빌 등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올해 콜롬비아에 투자한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율은 60%를 넘어 중남미 평균 수준인 20%를 무려 3배나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도 올 들어 무려 370%나 올랐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프런티어 시장으로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는 아제르바이잔 앙골라 수단 레바논 등이다.

영국의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세계전망 2007'에 따르면 내년에 이들 국가의 성장률을 보면 아제르바이잔은 무려 17.5%에 달하고 다른 국가들도 최소한 1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 증권사들은 지금까지 인기를 끌었던 브릭스 펀드,친디아 펀드 등에 이어 프런티어 시장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펀드를 앞다퉈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일부 증권사들은 베트남 펀드를 발빠르게 내놓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프런티어 시장을 대상으로 한 펀드들은 증시 투자자들로부터도 갈수록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이브사를 제외한 프런티어 시장은 높은 성장성으로 인해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신흥시장(이머징 마켓)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다.

증시 투자자들이 앞으로 프런티어 펀드에 투자하더라도 환율 등 위험관리에 특별히 신경써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