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파, 수니파 사원 보복 공격으로 본격적인 내전양상

바그다드의 시아파 밀집 거주지인 사드르 시티에서 23일 오후 3건의 연쇄 차량폭탄과 2건의 박격포 공격이 발생해 최소 152명이 숨지고 236명이 부상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 공격을 수니파의 소행으로 의심한 시아파 민병조직은 곧바로 인근의 수니파 거주지역에 있는 모스크를 공격하는 것으로 대응해 이라크 전쟁 후 수위가 계속 높아져온 종파간 분쟁이 본격적인 내전양상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드르 시티에서의 저항테러는 현지 시간으로 이날 오후 3시30분께 행인이 많은 시장과 광장에서 이뤄졌다.

이라크 경찰은 차량폭탄은 15분 간격으로 사드르 시티의 자밀라 시장, 알-하이 시장, 알-샤히딘 광장에서 잇따라 터졌다고 밝혔다.

거의 동시에 알-샤히딘 광장과 무다파르 광장에는 박격포탄이 떨어졌다.

폭발 후 거대한 불꽃이 치솟아 올랐으며, 주변 거리는 불에 탄 시신과 희생자들의 피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 공격을 수니파의 소행이라고 본 시아파 주민들과 민병조직원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수니파 주민들에게 욕을 퍼부으면서 공중을 향해 총을 쏘기도 했다.

특히 일부 시아파 민병조직원들은 인근의 수니파 거주지역인 아자미야로 몰려가 바그다드에 있는 최고의 수니파 사원으로 꼽히는 아부 하니파 모스크에 박격포탄 10발을 발사했다.

이 공격으로 1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100만 명이 거주하는 사드르 시티는 바그다드 북동부에 위치해 있으며, 시아파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추종하는 민병조직인 알-마흐디의 근거지이다.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시절 이곳은 사담시티로 불렸지만 후세인 정권 붕괴 후 사드르 시티로 개명됐다.

이라크 정부와 미군은 반미 저항을 계속해 온 마흐디 요원들을 저항세력으로 간주하고 이들을 검거하는 작전을 진행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충돌이 계속돼 양측에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에도 미군은 이라크 군과 합동으로 사드르 시티에서 저항세력 검거작전을 펴던 중 미니버스에 총격을 가해 승객 4명을 사살하고 8명을 다치게 했다.

바그다드 한 복판에 있는 이라크 보건부 청사도 이날 무장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픽업 트럭과 승용차를 타고 보건부 청사에 도착한 100여 명의 무장괴한들은 2천여 명의 직원이 있던 보건부 청사 구내로 박격포탄 3발을 발사하고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AP 통신은 공격용 헬기를 동원해 긴급 지원작전에 나선 미군과 이라크 보안군이 괴한들을 3시간여 만에 격퇴했지만 교전과정에서 보건부 청사 경비원 7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바그다드 이외의 지역에서도 이날 저항테러가 계속돼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의 고향인 북부 티크리트에서는 무장괴한들이 순찰 중이던 경찰차량을 공격해 경찰관 1명이 사망했고, 모술에서는 무장세력과 보안군 간의 교전과정에서 민간인 2명이 숨졌다.

한편 미군은 수니파 저항세력의 거점인 서부 알-안바르 주에서 저항공격을 받아 부상한 병사 3명이 22일 사망했다고 23일 밝혔다.

(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