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로 스타덤에 오른 신인 배우 김아중(24)이 첫 주연을 꿰찬 영화 '미녀는 괴로워'(감독 김용화, 제작 리얼라이즈 픽쳐스ㆍKM컬쳐)는 국내에서만 30여만 권이 팔린 일본 스즈키 유미코의 동명의 베스트셀러 만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외모 지상주의가 판치는 세태에서 그다지 행복할 수 없는 95㎏의 뚱뚱한 여자가 성형수술을 통해 이른바 'S라인 미녀'로 재탄생하면서 벌어지는 기발한 에피소드를 코믹한 터치로 그렸다.

뚱녀 한나에서 미녀 제니로 변신하는 여주인공 역을 맡은 김아중은 23일 오후 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영화 제작보고서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인생에 있어 중요하고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것 같다"는 말로 영화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이기 때문에 촬영 초반에는 많이 떨렸지만 지금은 담담한 심정입니다.

95㎏의 뚱녀로 변신하기 위해 무더운 한여름에 온몸에 두꺼운 특수분장을 하고 연기를 했던 것이 특히 어려웠죠. 두꺼운 특수분장 옷과 피부를 입고 있으면 행동이나 표정 연기가 보통 때보다 훨씬 힘들고 어렵습니다.

가령 웃으려면 평소보다 2배 이상 웃어야 제 표정이 나오는 식이지요.

"
실제 48㎏인 늘씬한 김아중을 95㎏의 뚱녀로 변신하게 하는 특수분장을 하는 데에만 4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김아중이 맡은 역은 가수다.

뚱녀 한나는 인기 여가수 아미의 립싱크에 대신해 노래를 불러주는 얼굴없는 가수였으나 S라인 미녀 제니로 변신한 뒤에는 직접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이날 제작보고회장에서 공개된 예고편 영상을 보니 대부분 김아중이 직접 불렀다는 노래솜씨가 평범한 수준이 아니다.

거의 프로가수를 뺨치는 수준.
"(영화 속에서 부르는) 노래는 순도 100% 제 목소리가 맞습니다.

이 영화를 찍기 위해 새벽까지 이어지는 보컬 트레이닝도 마다하지 않았고 전문 안무가로부터 댄스 특훈도 받았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최신 음향기기를 통해 일부 보정하기도 했다지만 영화를 보게 되는 관객들은 무엇보다도 김아중의 노래 솜씨에 놀랄 것 같다.

김아중의 노래 실력을 미처 알지 못했던 제작진은 당초 다른 보컬을 찾아 영화 속에 삽입되는 곡의 가창을 맡길 예정이었으나 김아중의 보컬 트레이닝 과정을 지켜본 뒤 그에게 노래를 맡기자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했다는 후문이다.

'외모 지상주의'라는 민감한 소재를 코믹 터치로 그린 작품이니 만큼 그에 대한 김아중의 생각을 물어보았다.

"뚱뚱한 여자가 행복해지려면 영화 속 한나처럼 성형수술 등을 통해 외모 지상주의를 따라가는 방법도 있고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스스로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도 있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머뭇거리다가) 네, 그렇습니다.

"
성형수술이 횡행하는 현실에서 역시 부담스런 질문이었는지 원론적이면서도 조심스런 답변이 돌아온다.

데뷔작 '오! 브라더스'로 흥행 감독의 반열에 오른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아중, 주진모가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미녀는 괴로워'는 12월14일 개봉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