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통일,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의 인사 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되면서 통일 외교 수장의 공백이 장기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청와대 안보실장(장관급) 내정인사가 23일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발표시기를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 인사추천회의에서 안보실장 자리는 논의되지 않았다"며 "안보실장은 외교부 장관 임명시점에 맞춰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외교부 장관의 경우 27일로 끝나는 기한 내에 국회가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을 경우 내달 초 예정된 노무현 대통령의 아세안+3 외교순방 일정에 맞춰 임명이 가능하도록 조속한 보고서 채택을 국회에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가 기한 내 보고서 채택을 하지 않을 경우 노무현 대통령은 이로부터 열흘이 지난 내달 7일에나 외교부 장관 임명이 가능하지만 노 대통령의 해외순방 외교일정과 겹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설사 한나라당의 '양해'를 구해 송민순 내정자를 장관에 임명하더라도 통일부 장관은 추후에 처리하는 땜질식 인사를 해야 하는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통일·외교부 장관 임명이 끝나야 가능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원장 자리도 장기간 공백상태다.

여기에 내달 중순 재개되는 6자 회담을 지휘할 컨트롤 타워의 부재도 우려되고 있다.

외교부의 경우 장관 임명이 미뤄지면서 본부 차관과 주요국 대사 등 핵심요직이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하중 주중대사의 경우 귀국이 기정사실화된 상태에서 한 달 가까이 인사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반면 후임 차관으로 거론되는 외국주재 대사들은 언제 짐을 싸야할지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외교안보 부처 간 조합이 중요한 청와대 안보실장 역시 국방전문가냐 외교전문가냐,외부 기용이냐 내부승진이냐 등 안보실장과 수석 간 다양한 인사조합을 놓고 갖가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로선 백종천 세종연구소장-윤병세 외교부 차관보 조합이 유력하지만 청와대가 박선원 안보전략비서관의 내부승진 가능성을 선호한다는 얘기도 나오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심기·정지영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