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음식점 창업요? 한국에서 사업하듯 했다간 영업정지 맞고 망하기 십상입니다."

죽 전문 브랜드 '본죽'이 이달 들어 미국 뉴욕과 라스베이거스에 잇따라 점포를 열었다.

이로써 작년 7월 일본 도쿄 1호점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나선 지 1년4개월여 만에 김철호 대표(43)는 본죽 해외 점포를 6개로 늘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라스베이거스 등에 각각 1개,일본 도쿄에 3개 점포를 연 것."참 빠르다는 얘기를 많이 듣죠.그렇지만 초창기에 겪었던 시행착오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지난해 8월 'BJIF USA'라는 이름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로스앤젤레스 윌셔 블루버드(Wilshire Blvd)에 첫 점포를 낼 무렵의 일이다.

"인·허가부터 시작해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는 모두 경험했습니다.개점 직후엔 불시 점검에 걸려 한 달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어요."

현지 사정에 어두웠던 것이 화근이었다.

"한국에서 음식점을 낼 경우 2∼3개월 안에 후딱 해치우잖아요.강의실에서 몇 가지 주의 사항만 듣고 교육 한 시간 받으면 끝이거든요."

하지만 미국은 사정이 완전히 달랐다.

"작은 식당이라도 꼼꼼히 소방시설과 정화시설을 갖추라고 요구하는 등 관련 법규들이 어찌나 많은지,한 단계를 통과하지 못하면 아예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게끔 돼 있었습니다."

일본에 점포를 열 때도 마찬가지였다.

김 대표는 "미국보다 사정이 낫긴 했지만 점포를 구하기가 무척 어려웠다"며 "아직 한국인에 대한 차별이 남아 있어 보증인을 세우지 않으면 임대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도쿄의 전통 주택가인 니시오기쿠보에 위치한 1호점을 중심으로 죽이 현지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더 빨리 사세(社勢)를 확장하지 못하는 것도 건물을 얻기 힘들어서다.

"나름대로 국내에서 현지 사정을 파악한다고 했는데도 그 모양이었습니다.본죽만 해도 국내에 700개 가까운 가맹점을 두고 있는 회사니까 시행착오를 감당했지,개인이 해외에서 음식점을 낸다면 까다로운 법망을 헤쳐 나가느라 아마 99%는 망할 겁니다."

김 대표가 해외 진출에 적극 매달리고 있는 것은 해외 예비 창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다.

"앞으로 '소액 투자이민 창업'이란 것을 확대할 생각입니다.

라스베이거스 점포가 이런 형태인데,'본죽' 본사가 현지 매장을 매입해 운영하고 일정 궤도에 오르면 창업 희망자에게 양도하는 방식입니다." 해외에 진출하면서 겪었던 여러 에피소드들을 묶어 작은 책도 하나 마련할 계획이다.

"'나눔 경영'을 늘 머리 속에 두고 있습니다.이익을 많이 낼수록 가맹점주나 사회에 가능한 한 많이 환원해야죠.무형의 경험들을 나눠 갖는 것도 방법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