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者 파산자 급증‥실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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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여원의 전세보증금으로 용인 신도시 30평형대 아파트에 살고 있는 박모씨(41·여).박씨는 서울 평창동에 수억원을 호가하는 2층 주택을 가지고 있다.
이 집을 포함해 박씨와 박씨 남편의 재산은 10억원이 넘는다.
게다가 한 지방대의 정교수로 있는 박씨 남편은 퇴직 후에 연금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박씨는 개인파산자다.
중산층보다 나은 생활을 하고 있는 박씨가 파산자가 될 수 있었던 방법은 간단했다.
올 6월 국민은행에서 대출받은 1억원가량을 갚지 못하고 있던 박씨는 우선 자신 소유로 돼 있던 평창동 집을 경매를 통해 자신의 모친에게 넘겼다.
박씨는 곧바로 친구 집인 서울 화곡동으로 주소를 옮긴 뒤 채권추심업체에 8월까지 빚을 갚겠다고 말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개인파산 및 면책 신청을 냈다.
자신의 재산은 하나도 없었기에 박씨는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손쉽게 면책 결정을 받았다.
박씨의 빚을 추심하려던 채권추심업체 관계자는 "법원이 친구 집에 무상으로 얹혀 살고 있다는 박씨 말만 믿고 박씨 남편의 재산조차 확인하지 않고 면책 결정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일 채권추심업계와 금융계 등에 따르면 자신의 재산을 숨기고 법원으로부터 면책 결정을 받아내는 '부자 파산자'들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파탄 직전에 있는 서민들의 빚을 탕감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주자는 개인파산제도를 도덕적 해이에 빠진 부자 파산자들이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과 대법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개인파산을 신청한 사람은 8만5455명.지난해 같은 기간의 3.6배에 달하는 수치다.
법원은 파산 신청자의 98%에 대해 모든 채무를 면제해주는 면책 결정을 내리고 있다.
부자 파산자들이 법원 면책 결정을 받아내기 위해 애용하는 것은 경매제도.경매를 통해 자신 소유의 모든 재산을 자신의 친인척이 낙찰받게 하면 자신은 무일푼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법원이 채무자 재산목록만 보고 가족의 재산은 조회하지 않는 점(채무자 가족의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관계자는 "채무자의 빚을 부모나 자식이 대신 갚게 하지는 않고 있다"며 "채권자가 채무자의 면책 결정에 대해 이의 신청을 하면 채무자와 배우자의 재산은 조회를 하지만 은닉 재산이 밝혀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악용되기는 개인회생 제도도 마찬가지다.
개인회생이란 일정한 수입이 있는 사람이 5년 동안 빚을 성실히 갚으면 나머지 빚을 탕감해 주는 제도.다른 점이 있다면 법무사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점.파산보다 신청 절차와 구비 서류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일부 법무사는 개인회생 신청 비용을 인하하고 개인회생 요건이 안 되는데도 일단 신청하고 보라며 고객을 부추기고 있다.
무직자였던 김모씨(39)는 올해 초 법무사의 도움을 받아 친구 직장인 A업체의 재직증명서와 소득확인서를 받아 개인회생 신청을 했다.
개인회생 신청을 했다는 것만으로 모든 채권 추심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이 집을 포함해 박씨와 박씨 남편의 재산은 10억원이 넘는다.
게다가 한 지방대의 정교수로 있는 박씨 남편은 퇴직 후에 연금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박씨는 개인파산자다.
중산층보다 나은 생활을 하고 있는 박씨가 파산자가 될 수 있었던 방법은 간단했다.
올 6월 국민은행에서 대출받은 1억원가량을 갚지 못하고 있던 박씨는 우선 자신 소유로 돼 있던 평창동 집을 경매를 통해 자신의 모친에게 넘겼다.
박씨는 곧바로 친구 집인 서울 화곡동으로 주소를 옮긴 뒤 채권추심업체에 8월까지 빚을 갚겠다고 말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개인파산 및 면책 신청을 냈다.
자신의 재산은 하나도 없었기에 박씨는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손쉽게 면책 결정을 받았다.
박씨의 빚을 추심하려던 채권추심업체 관계자는 "법원이 친구 집에 무상으로 얹혀 살고 있다는 박씨 말만 믿고 박씨 남편의 재산조차 확인하지 않고 면책 결정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일 채권추심업계와 금융계 등에 따르면 자신의 재산을 숨기고 법원으로부터 면책 결정을 받아내는 '부자 파산자'들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파탄 직전에 있는 서민들의 빚을 탕감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주자는 개인파산제도를 도덕적 해이에 빠진 부자 파산자들이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과 대법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개인파산을 신청한 사람은 8만5455명.지난해 같은 기간의 3.6배에 달하는 수치다.
법원은 파산 신청자의 98%에 대해 모든 채무를 면제해주는 면책 결정을 내리고 있다.
부자 파산자들이 법원 면책 결정을 받아내기 위해 애용하는 것은 경매제도.경매를 통해 자신 소유의 모든 재산을 자신의 친인척이 낙찰받게 하면 자신은 무일푼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법원이 채무자 재산목록만 보고 가족의 재산은 조회하지 않는 점(채무자 가족의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관계자는 "채무자의 빚을 부모나 자식이 대신 갚게 하지는 않고 있다"며 "채권자가 채무자의 면책 결정에 대해 이의 신청을 하면 채무자와 배우자의 재산은 조회를 하지만 은닉 재산이 밝혀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악용되기는 개인회생 제도도 마찬가지다.
개인회생이란 일정한 수입이 있는 사람이 5년 동안 빚을 성실히 갚으면 나머지 빚을 탕감해 주는 제도.다른 점이 있다면 법무사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점.파산보다 신청 절차와 구비 서류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일부 법무사는 개인회생 신청 비용을 인하하고 개인회생 요건이 안 되는데도 일단 신청하고 보라며 고객을 부추기고 있다.
무직자였던 김모씨(39)는 올해 초 법무사의 도움을 받아 친구 직장인 A업체의 재직증명서와 소득확인서를 받아 개인회생 신청을 했다.
개인회생 신청을 했다는 것만으로 모든 채권 추심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