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국방위원장과 노동신문이 유일한 홍보수단이었다.'

북한에서 모란봉자전거가 인기다.

모란봉자전거는 중국과 북한 간에 무역보호협정이 맺어진 뒤 처음으로 중국이 허가한 회사이자 북한 최초의 외국인 지배기업이다.

19일 조선신보 인터넷판에 따르면 모란봉자전거의 월 판매량은 5만대에 육박,조업을 시작한 작년 10월에 비해 10배 불어났다.

중국 신문망은 모란봉자전거가 북한에서 일본산 중고자전거를 퇴출시키고 성공한 이유와 공장 설립 당시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모란봉자전거의 판매가 늘어난 첫 번째 이유는 김정일위원장의 시찰이다.

김 위원장은 이 공장이 평양 인근 평진에 준공된 뒤 기습적으로 방문했다.

그리고 '에너지소비가 없고 건강에 좋은 교통수단을 만드는 회사'라는 평을 했다.

김 위원장의 언급이 북한 노동신문에 톱기사로 보도됐고 이것은 광고의 수단과 개념 자체가 없는 북한에서 모란봉자전거를 알리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또 북한에서는 생소한 애프터 서비스개념을 도입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북한은 애프터서비스라는 것 자체가 없기 때문에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

하지만 모란봉자전거가 자본주의를 극도로 배격하는 북한에서 자리잡기까지는 힘든 시간이 많았다.

량통쥔 모란봉자전거 사장은 △지분 51% 이상을 갖도록해 지배권을 인정해주고 △20년간 독점생산할 수 있게 해줄 것을 요구했다.

북한을 오랜 시간 설득해 허가를 받았지만,공장을 짓는 것도 문제였다.

북한에 원부자재가 없어 두세 달을 생각했던 공장 건립 기간이 6개월로 늘어났고 소요 비용도 불어났다.

또 미국의 금융제재로 달러 교역이 막히면서 유로화로 결제하는 등 여러 가지 불리한 조건이 형성됐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뜻하지 않은 '직접 광고'로 회사가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물론 절대로 외상거래를 하지 않는 등 나름대로 철저한 리스크 관리도 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은 이 회사에 오히려 성장의 기회를 주고 있다.

일본이 북한에 대한 교역을 대폭 줄이면서 일본산 중고자전거가 들어오지 못하고 있어서다.

전 세계를 긴장시킨 사건이 이 회사에는 또 다른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