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주 강세와 외국인 매수세가 최근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다.

외국인은 사흘째 IT주 중심으로 3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국내 IT업종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던 외국인들의 시각이 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새로운 매수주체 등장 가능성..그 배경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사흘 동안 3500억원의 순매수세를 기록하며 주로 반도체 종목을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투신권의 순매도가 기관의 매도세를 이끌고 있고 금융기관의 물량 확보가 일정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시점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투자심리 안정과 수급 개선에 큰 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은 “최근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급격한 상승이 한국증시에서 외국인의 매수 증가를 가져온 촉매제”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외국인의 매도 및 매수 금액을 살펴보면 매도 금액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으나 매수 금액이 이전 보다 다소 증가했다"면서 "따라서 최근 외국인 순매수는 미국 기술주 강세에 반응한 신규 매수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순매수..여러가지 이유들

삼성증권 안태강 연구원은 국내 IT 업종을 소외시켰던 이유들이 현 시점에서는 매수 관점의 논리를 강화하는 이유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IT 업종 부진에 대한 우려감이 주가에 이미 반영된 한편 윈도우 비스타 등을 비롯한 IT 신제품 출시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제품가격의 하락 우려가 감소했다"고 판단했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에도 상반기 10% 가까운 원화절상이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반면 신영증권은 뚜렷한 이유를 알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놨다.

신영 이승우 연구원은 "올해 내내 외국인과 IT 업종에 속아왔던 시장으로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품고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시장에서 IT주 매수 배경으로 단순 순환매나 가격 메리트 또는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과 같은 단기적인 내용들이 거론되고 있는 점들이 시장의 불안정한 시각을 잘 대변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외국인의 IT주 매수 배경이 무엇인지 또 향후 연속성이 담보될 수 있는 지에 대한 확신을 갖기 힘들다는 견해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외국인의 IT주 매수가 실적 개선 모멘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며 "이 경우 외국인의 매수가 기조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주식시장이 역사적 신고가를 뛰어 넘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를 통해 본 부정적 시각?

키움증권 전지원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주간 기준 4주 연속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어 기술적 부담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이후 빠른 주가회복력을 나타내며 지수상승을 견인했던 삼성전자 주가가 전일 전고점 매물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하락 마감한 것은 차익매물을 소화하는 기술적 조정을 염려케 하는 부분이라는 게 전 연구원의 논지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경우 IT주가 조정을 마친 이후 대안이 부재한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관측을 했다. 급등한 IT주의 기술적 부담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는 것.

굿모닝 김중현 연구원은 "기존의 과매도로 인해 발생했던 가격메리트의 상당 부분이 희석된 데다가 외국인 매수세도 일부 종목으로 국한돼 유입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라고 우려했다.

특히 "IT주가 조정을 보여도 내수 등 여타 업종으로 매기의 이동이 이뤄지지 않는 모습과 1400선 위에서 상승탄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모멘텀의 부재 등이 향후 시장에서 대안 부재의 약점을 노출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