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은 16일 11개월만에 귀국한 뒤 김포공항 4층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년에 홈런왕 등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없지만 타점은 120개 이상 올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승엽은 "올해에는 홈런과 안타수에 비해 타점이 모자랐던 게 사실"이라면서 "올해는 100타점을 약간 넘었는데 내년에는 찬스에 더 강해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자유계약선수(FA)로 요미우리 입단이 유력한 강타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33.전 니혼햄 파이터스)에 대해서는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좋은 타자가 앞이나 뒤에 배치되면 상대 투수가 충실히 나를 상대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음은 이승엽과 일문일답.

--귀국 소감은.

▲깜짝 놀랐다.

많이 응원해 주시고 너무 많이 분이 와주셨다.

1년만에 와서 너무 기분이 좋고 지난 해보다 내 위치가 격상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무릎 수술 과정 및 재활은 어떤가.

▲수술 결과가 정말 좋다.

의사가 이제부터 재활을 시작해도 좋다고 했다.

아직 뛰는 것은 무리이고 걷기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의사가 12월 중순부터 배팅을 할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 전에 몸 상태를 가볍게 60-70%까지 끌어올릴 생각이다.

무리하지 않고 완전히 몸을 만든 다음에 운동을 시작하겠다.

--1년만에 한국에 왔는데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우선 빨리 부모님에 인사하고 싶다.

그리고 떡볶이, 순대 등 짜고 매운 진짜 한국음식을 먹고 싶다.

--며칠 전 계약할 때는 지난 1월과 어떻게 달랐나.

▲1월에는 마음이 급했고 조마조마했다.

당시 기분은 최대한 빨리 한다는 생각이 컸고 고민이 많았다.

이번 계약에서도 내가 판단은 했지만 고민이 많았다.

누가 보더라도 행복한 고민이라고 하겠지만 머리가 아팠고 지금은 홀가분하다.

너무나 만족할만한 계약을 했기 때문에 편한다.

미국행을 진행했던 에이전트와 기대했던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은 있다.

--한솥밥을 먹을 것으로 예상되는 오가사와라에 대한 느낌은.


▲좋은 선수 1명이 들어옴으로써 저에게 도움된다고 할수 없지만 지금 굉장히 어려운 팀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같은 좌타자이기 때문에 오게 되면 상대에서는 왼쪽 투수가 많이 나오는 등 나에게 불리한 점도 있다.

하지만 타순에서 앞에 있든 뒤에 있든 상대 투수들은 저에게 승부를 충실히 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요미우리와 장기계약해 메이저리그에 못갈수 있다.

▲메이저리그에 갈수도, 가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뛰는 4년안에 팀이 우승하지 못하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할수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 포기라는 단어는 쓰기 싫다.

내가 결정한 인생이기 때문에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

일본 선수들은 37-38세에 메이저리그에 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년 시즌 목표는.


▲요미우리에 우승하려고 남은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우승했으면 좋겠다.

올해 부상 때문에 시즌 마지막에 수비 실책을 많이 하는 등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내년에는 몸관리를 잘해서 마지막 게임까지 1루 자리를 지켰으면 좋겠다.

또 올해 이상의 개인성적을 냈으면 한다.

--일본말은 많이 늘었나.

▲많이 배우고 있고 야구장에서는 60-70%정도 의사소통을 할수 있다.

하지만 일생생활에서는 20-30% 통한다.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제안이 들어왔었나.

또 요미우리에서 한국인 코치 연수를 계약 조건으로 달았는데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을 경우 제안은 발표하지 않는 것이 원칙으로 알고 있다.

일본에서 3년간 있으면서 한국 프로야구에서 9년동안 경험하지 못한 것을 많이 배웠다.

그동안 한국에서 도움을 주신 스승, 선배들에게 보답할수 있는 방법은 코치 연수를 보내드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구단도 흔쾌히 수락했다.

내가 요미우리에 있는 동안 1년에 한 분씩 오셔서 일본야구와 한국야구가 가까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자를 많이 쓰는 등 패션이 바뀌었다.

▲(웃음) 시즌을 마치고 파마를 하려고 미용실에 갔는데 너무 이상하게 일본식으로 잘라서 모자를 썼다.

--요미우리로부터 4년 계약을 제의받았을 때 소감은.


▲돈보다는 마쓰이 이상으로 나를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들었을때 너무나 고마웠다. 성적이 부진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너무 고마웠다.

--집중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앞으로 성적이 좋지 않으면 언론의 집중공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요미우리의 4번 타자이기 때문에 많이 힘들거라고도 들었다 나도 잘 알고 있고 야구를 잘하는 수밖에 없다.

올해 했던 것보다 좋은 성적을 내서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겠다.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없다.

올해 3할2푼을 기록했는데 타율이 떨어져도 타점은 높이고 싶다.

홈런이나 안타수에 비해 타점이 모자라는 것이 사실이다.

찬스에서 더 강해져 내년에는 120타점으로 올리고 싶다.

--기술적으로 좀더 보완해야 할 점.

▲일본 투수들은 너무 집요하다.

사람의 심리를 건드리기 때문에 위협구나 유인구에 말려들면 안 된다.

위협구가 오면 참을수 있는 인내력이 필요하다.

야구 외적으로 더 강해져 상대 팀이 함부로 볼수 없을 정도로 강한 선수가 되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