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자: 업무상 타 부서와 부딪히는 일이 많습니다.

뭐 서로 협의가 잘 되는 사안에서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각자의 의견이 대립되는 지점에서는 여지없이 삐걱거립니다.

그렇게 삐걱거린 후에는 화해도 쉽지 않습니다.

회의자리도 회의자리지만 돌아와서 보면 모든 뒤치닥거리는 제 몫이라는 게 심각하죠.

○멘토: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속담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당신이 회의를 주도하고 나서도 온갖 일을 떠맡았다면 상대방보다 분명 더 목이 말랐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 회의는 협업의 이슈가 발생했을 때 '합리적'으로 문제사항을 분배하는 것이 큰 목적 중의 하나이지요.

'합리성'은 구성원 모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일에 몰두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종종 회의실에서는 불꽃 튀는 고도의 심리전이 벌어지곤 합니다.

'합리성'을 담보하면서 각자의 책임을 최소화하는 일이 사실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기 때문이지요.

논리적으로 설득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당신에게 불리했다면 설득의 과정에서 허점을 드러냈을 확률이 큽니다.

말을 위한 말을 하다가 때로는 자기 모순에도 빠지며 오히려 상대방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 주었을지도 모를 일이고요.

대화능력을 결정짓는 요소는 말을 얼마나 현란하게 잘 하는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들어본 적 있겠지요? 말을 하는 것보다 듣는 일이 훨씬 더 어렵다는 이야기도요.

때때로 회의 석상에서는 침묵이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꿀먹은 벙어리가 되라는 게 아닙니다.

불리한 상황에서는 몸을 낮추고 최대한 말을 아끼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내뱉는 한 마디로도 회의 분위기를 얼마든지 반전시킬 수 있습니다.

말이 많으면 그만큼 실수도 많아지는 법입니다.

불필요한 말을 줄이면 당신에게도 생각보다 많은 기회가 올 겁니다.

글=김정선 <비굴클럽>저자ㆍ온라인 비즈니스 기획자 julysun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