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 소속 270여척의 경비함정 수리를 맡은 해양경찰정비창.부산 다대포항에 위치한 해양경찰정비창은 2000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돼 효율적인 종합 함정수리 기관으로 발전해왔다.

해양경찰정비창의 가장 놀라운 성과는 함정의 재수리 비율을 파격적으로 낮춘 것.책임운영기관으로 첫 지정됐을 당시 재수리 발생 비율은 모두 11%. 하지만 2005년에는 0.04%로 급격히 줄었다.

재수리 비율이 낮아짐과 동시에 함정 수리 기간 단축률도 2000년 15.65%에서 2005년 21.40%로 크게 높아졌다.

정비창의 목표는 함정가동률 향상을 비롯 △재정의 경제성 제고 △과감한 경영혁신 △핵심수리 역량강화 △고객 서비스 향상 등 5가지.정비창은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민간기업의 경영기법을 도입해 단계적인 사업운영계획을 만들어 추진하고 있다.

정비창은 매년 200여척의 경비함정을 정기수리,중간정비 등으로 나눠 계획적인 수리를 하고 있다.

'일일결산체제'와 '수리진행관리'에 대해서는 전산시스템을 별도 개발,매일의 작업내용을 평가해 함정을 수리하는 데 있어서 발생하는 문제를 고쳐나가고 있다.

정비창은 또 기술력을 강화해 전문업체에 의뢰해오던 외주사업을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하기 이전에는 고속 특수엔진 수리 등 특수장비 수리를 맡을 수 없었다.

정비창은 전문업체 현장 방문을 통한 실습교육과 전문기술자 초빙교육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도 특수 엔진 등의 수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바꿨다.

자체수리가 늘어나면서 정비창이 거둬낸 예산절감액은 지난해만 해도 11억4200여만원.2000년도 예산절감액이 3억3400여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정비창은 5년 사이 3.5배 이상의 예산을 줄인셈이다.

정비창은 외국산 부품의 국산화를 위해 대체가능한 부품을 제작하고,함정을 정비한 후 나오는 교체품에 대해 재활용이 가능한 부품을 따로 구분해 재활용,재료비를 절감하고 있다.

정비창은 이와 함께 '수리실명제'를 통해 함정 수리를 마친 뒤 수리시행팀과 개인의 실명을 시스템에 입력,함정 수리 후에도 수리자의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책임수리 체계를 마련했다.

정비창은 올해 4월부터 소형함정 중간정비에 대해 출장정비시스템을 구축해 정비창의 전문 기술진이 직접 찾아가는 출장정비반을 운영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수리함정이 정비창에 들어온 뒤 수리를 받게 되면 함정이동에 따른 유류비가 증가하고,승조원들의 피로누적,가족과 장기간 떨어져 있어 사기저하 요인이 돼왔다.

정비창은 출장정비반 운영으로 수리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시키고,함정의 유류비 절감,함정 승조원들의 사기진작 등의 효과를 얻고 있는 것.

정비창은 수년간 쌓아온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수리 현장에서 관행처럼 되어있는 사무와 기술 작업에 대한 절차와 기준을 정리해 정비업무 표준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정비창은 이를 홈페이지 자료실에 등록해 경비함정을 운영하는 일선현장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비창은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매년 실시되는 사업평가에서 4회에 걸쳐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비창은 앞으로 경비함정의 대형화 등 정비 수요 증가에 대비해 정비역량을 키우는 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