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펀드 시장에서는 해외 펀드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수익률뿐 아니라 외형에서도 성장속도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펀드평가 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국내 운용사가 설정한 해외 펀드 잔액은 10조3142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피델리티 메릴린치 등 해외 운용사들의 역외 펀드도 9월 말 현재 9조3153억원으로 늘었다.

10월 이후 증가분을 감안하면 해외 펀드 20조원 시대가 열린 셈이다.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증시 호황이 이어지면서 올 들어 해외 펀드의 수익률도 좋았다.

◆중국·인도 펀드 초강세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으로 해외 운용사 주식형 역외 펀드의 수익률을 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중국지역 상품들이 연초 이후 평균 49.22%로 수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탈리아 펀드들이 35.91%로 2위에 올랐고 인도(32.90%) 홍콩(30.66%) 남미(30.18%) 등의 지역에 투자한 펀드들이 뒤를 이었다.

헝가리 폴란드 체코 러시아 등 동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한 유럽 신흥시장도 26.58%로 비교적 고수익을 기록했다.

반면 일본 펀드들은 연초 대비 9.36%의 손실을 입어 부진했다.

국내 운용사들이 설정한 해외 펀드에서도 중국 상품들이 약진했다.

신한BNP파리바운용의 '봉쥬르차이나주식1'은 지난 10일 기준으로 연초 이후 43.64%로 수익률 톱에 올랐다.

이어 '미래차이나솔로몬법인주식1','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주식1','산은차이나재간접1' 등 1∼6위까지 모두 중국 펀드들이 휩쓸었다.

특히 미래에셋운용은 상위 20위권에 10개의 상품을 진입시켜 해외 펀드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해외 운용사의 역외 펀드 중에서는 '피델리티차이나포커스'(52.79%),'피델리티인도네시아'(46.90%),'HSBC중국주식형'(45.64%)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광물 관련 주식을 편입하는 '메릴린치월드광업주'는 35.94%로 6위에 올랐다.

주식뿐 아니라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인기를 모았다.

지역에 따라 10∼19%대의 수익률을 올렸다.

'맥쿼리IMM글로벌리츠재간접A'의 경우 지난 3일 기준으로 연초 대비 19.3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J리츠재간접1'(14.35%),'파워J리츠ELS채권1'(10.35%) 등도 연초 대비 수익률이 10%를 넘었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들도 최근 들어 강세다.

3개월 기준으로 '맥쿼리IMM아시안리츠재간접A'는 11.27%의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6.78%)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 신상품도 잇달아 선보여

아시아와 동유럽 등 성장속도가 빠른 지역을 겨냥한 신상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국운용은 최근 베트남 증시에 투자하는 '월드와이드 베트남적립식펀드'를 선보였다.

도이치투신운용이 지난 9월에 내놓은 '도이치아시아공모주펀드'는 두 달 만에 3500억원이 몰려 조기에 판매를 마감했다.

도이치운용은 조만간 2호 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 밖에 우리CS자산운용은 동유럽의 유망 기업 주식을 편입하는 '동유럽주식형펀드'와 전 세계 자원개발 회사에 투자하는 '글로벌천연자원주식형펀드'를 판매 중이다.

우리CS자산운용 관계자는 "러시아 등 동유럽 지역은 폭넓은 내수시장과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투자 유망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