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질병을 물려받지 않도록 배아상태에서 유전자 검사를 마친 '맞춤 아기'가 영국에서 태어나 화제를 모으고 있다.

프레디 그린스트리트와 토머스 그린스트리트 쌍둥이 형제는 2주 전 런던 가이스 앤드 성토마스 병원에서 아무런 질병없이 건강하게 태어났다고 BBC 인터넷판이 14일 보도했다.

두 아이의 부모는 난치병인 낭포성 섬유증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이 병에 걸려 고생하는 딸을 두고 있다.

쌍둥이의 부모는 건강한 아기를 낳기 위해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기 전,이 배아가 질병에 걸렸는지를 검사하는 단계를 거쳤다.

이 검사는 낭포성 섬유증뿐만 아니라 헌팅턴병,척수성 근위축증,듀센 근이양증 등 최대 6000종에 이르는 질병을 유전자 검색을 통해 알아낼 수 있다.

검사법은 한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배아세포의 DNA 전체를 살펴봄으로써 질병을 빨리 찾아낼 수 있다.

의료진은 그린스트리트 부부의 배아가 이 병에 걸렸는지 검사한 뒤에 건강한 배아를 골라 엄마 캐서린의 자궁에 이식했다.

킹스칼리지 부인과의 피터 브로드 교수는 "자궁 이식 전 유전자 검사법은 계속 아기를 유산했거나 혹은 심각한 선천성 질병으로 고통을 받거나 사망한 아기를 둔 가정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엄마 캐서린은 "우리 부부는 더 이상 아기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며 "건강하고 행복한 아기를 둘이나 얻었다는 건 정말 굉장한 일"이라고 기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맞춤 아기의 출생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질병에 걸린 배아를 폐기한다는 점에서 생명 윤리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간단체인 생식윤리논평의 조세핀 퀸타발은 "문제는 출생이 허용되지 않은 아기"라며 "낭포성 섬유증에 걸린 아이들에게 사회가 낭포성 섬유증 환자를 원치 않는다는 나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