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코오롱 태광산업 등 '화섬 3인방'이 각각 다른 방향으로 생존활로를 찾고 있다.

지난 3일 창립 40주년을 맞은 효성은 M&A(기업 인수·합병)를 발판 삼아 주력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코오롱과 태광산업은 신규 사업 진출과 업종 전환으로 미래 성장동력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1980년대 최고 호황을 구가한 뒤 내리막길을 걸어온 화섬업체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전개하는 이 같은 경쟁력 강화 전략이 얼마나 성공할지도 관심거리다.

○3사(社)3색(色)의 생존활로

효성은 올 들어 의미 있는 M&A를 잇따라 성사시키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최근 세계적 타이어회사인 굿이어의 타이어코드 공장을 인수하고 동국무역의 스판덱스 공장도 사기로 한 것.타이어코드 스판덱스 등 기능성 고부가치 품목에 대한 투자를 강화,관련시장의 지배력을 높이려는 전략에서다.

굿이어의 타이어코드 부문 인수로 타이어보강재 부문의 전체 매출 비중이 현재 13%에서 17%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란 게 효성측 예상이다.

또 동국무역 중국 공장 인수에 대해선 "업계의 잇단 감산으로 일부 품목이 공급부족에 놓여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를 해 선두업체로 발돋움하는 게 회사의 장기 플랜"이라고 효성은 밝혔다.

반면 코오롱은 전자 소재와 자동차 소재 등의 부문에 투자를 늘리며,이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시장점유율 세계 5위인 폴리에스터 필름을 비롯 나일론필름(세계 4위),드라이필름레지스터(DFR·세계 3위),카 에어백(국내 1위),타이어코드(세계 4위) 등이 코오롱의 차세대 전략 사업으로 꼽힌다.

이처럼 효성 코오롱이 섬유사업으로 축적한 고분자화학분야에서 활로를 찾는 데 반해 태광산업은 유선방송(SO) 및 홈쇼핑사업 등으로의 전업을 꾀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2000년 이후 화학섬유분야의 신규 투자를 중단했다.

대신 케이블방송사업에 대한 공격 투자로 현재 27개 SO를 보유한 국내 최대 MSO(복수유선방송사업자)로서,케이블방송 업계의 큰 손으로 군림하고 있다.

○"버려야 산다"

화섬 3사는 사양길에 접어든 원사부문에선 감산 사업철수 등의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효성의 경우 2004년 말 하루 450t에 달했던 폴리에스터 생산량을 현재 260t 이하로 줄였다.

하루 평균 270t을 기록했던 나일론 생산량은 180t 수준으로 감소했다.

코오롱은 폴리에스터 나일론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한편 스판덱스 사업에서는 손을 떼고 있다.

코오롱의 폴리에스터 하루 생산량은 2002년 말 290t에서 현재 200t 수준으로 감소한 상태다.

스판덱스 사업의 원조격인 태광산업도 스판덱스 공장가동을 전면 중단했을 뿐만 아니라 2002년 말 700t에 달했던 폴리에스터를 110t으로 감산하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