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수년 내 선박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라 제기돼 국내 조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9일 국내 조선업계에 따르면 세계적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로이드가 최근 주최한 '2006년 로이드 조선전문가 선박금융 회의'에서 선박 가격이 앞으로 몇 년 동안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영국계 해운 및 선박 관련 연구기관인 국제해사전략(Maritime Strategies International·MSI)의 대니얼 제셀 회장은 "향후 3년반 정도의 수주 잔량을 확보하는 등 세계 조선업계는 현재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이 같은 선박 발주 수준은 지속불가능(unsustainable)한 것"이라며 "조선소들은 조만간 선가를 내려야 하는 압력에 봉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130에 육박해 있는 MSI선가지수는 2009~2010년 90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선박금융에 특화된 은행인 HSH-Nordbank의 마커스 랑케 해운부문 부대표도 "향후 5년간 선가는 20~30% 정도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선가의 급락 가능성이 제기되자 국내 조선업체는 긴장하고 있다.

한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선가는 최근 3~4년 새 두 배 가까이 올라 추가 상승보다는 그 시기가 언제일지 모르지만 하락세로 반전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