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이틀 전에 5억원에서 1억 줄여 통보

KB 국민은행이 타이틀 스폰서로 나선 한국여자프로골프 KB국민은행 스타 투어 4차대회 총상금을 개막 이틀 전에 1억원이나 깎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7일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에 따르면 9일 안성 세븐힐스골프장에서 개막될 KB국민은행 스타 투어 4차대회 총상금을 5억원에서 4억원으로 변경한다고 이날 오전 알려왔다.

여자프로골프협회는 갑작스런 상금 감액 통보에 이 같은 사실을 대회 출전 선수들에게도 미처 알리지 못했고 협회 홈페이지 대회요강조차 바꾸지 못하는 등 황당해 하고 있다.

협회는 이날 오후 4시40분이 되어서야 상금 감액 사실을 보도자료를 통해 알리고 홈페이지 내용을 수정했다.

국민은행 사회협력지원부 김승재 부장은 "원래 총상금은 4억원으로 잡혀 있었으나 협찬금 1억원을 내겠다는 기업이 나타나 5억원으로 하자는 논의가 있었을 뿐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민은행에 의뢰를 받아 이 대회 진행을 대행하고 있는 ㈜다우는 지난 달 31일 대행사를 통해 협회에 '스타투어 4차 대회는 총상금 5억원에 우승상금 1억2천500만원의 국내 최고 상금 대회로 치르겠다'며 '언론에 이런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때문에 'KB국민은행 스타투어 4차전은 사상 최고 상금 잔치'라는 내용으로 크게 보도됐지만 당시 국민은행은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고 지적하지 않았다.

이후 KB 스타투어와 관련해 '우승 상금이 1억2천500만원에 이르러 상금왕 경쟁에 변수가 되고 있다'는 등 상금과 관련한 보도가 줄을 이었고 일주일 가량 협회 홈페이지 대회 요강 역시 총상금 5억원으로 명기되어 있어 '총상금 5억원은 미정이었다'는 국민은행의 해명은 군색하다는 지적이다.

또 국민은행은 대행사인 ㈜다우가 충분한 협의와 의사 결정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성급하게 일을 처리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했지만 의사 소통과 대행사에 대한 통제가 허술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결국 국내 최고 은행이 그 이름을 내걸고 '최고 상금 대회로 열겠다'는 대대적인 홍보는 해프닝이 되어 버렸고 그동안 3차례나 여자프로골프대회를 개최하면서 쌓은 국민은행에 대한 이미지도 상처를 입을 전망이다.

대회를 앞두고 연습 라운드에 땀을 빼다 소식을 들은 선수들은 "국민은행이 연간 4개나 되는 프로 대회를 열어줘 고맙게 여기고 있었지만 이번 일은 다소 이해가 안 간다"고 입을 모았다.

프로골프대회 운영에 정통한 골프계 관계자는 "총상금은 타이틀 스폰서가 선수, 그리고 대회를 공인한 협회 등과 한 약속"이라며 "설사 경비 마련이 차질을 빚더라도 총상금만큼은 공지한 대로 집행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