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家) 3세들이 증권가의 화제다.

구인회 LG 창업주 일가의 손자들이 최근 들어 기업분할 또는 우회상장을 통해 속속 상장사의 최대주주와 경영자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솔루션과 합병해 우회상장키로 한 범한여행의 사실상 최대주주인 구본호씨,LG상사에서 최근 분할돼 오는 12월 상장하는 LG패션의 구본걸 사장,2년 전 이림테크를 인수해 우회상장한 뒤 벤처의 꿈을 키우고 있는 구본현 엑사이엔씨 사장 등이 주인공이다.


특히 범한여행과 LG패션은 기존 여행주와 패션주의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주에 미칠 영향이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미디어솔루션은 7일 범한여행을 합병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합병 비율은 범한여행 1주(액면가 500원)당 미디어솔루션 8.30주(액면가 500원)다.

구인회 LG창업주 동생인 구정회씨의 손자 구본호씨가 사실상 최대주주인 범한판토스(옛 범한종합물류)의 100% 자회사 범한여행이 우회상장하게 되는 것이다.

미디어솔루션은 최근 조정을 받았지만 구씨가 최대주주로 알려진 지난 9월28일부터 12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덕에 주가가 3만1700원으로 올랐다.

구씨가 최대주주로 참여하기 전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 3일 LG패션 대표로 선임된 구본걸 사장은 구인회 LG 창업주의 손자로 2004년부터 LG상사 패션 어패럴 부문 부사장을 맡아 패션업 경력을 쌓아왔다.

교보증권은 LG패션이 12월에 상장하면 패션 대장주인 한섬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당 사업 가치를 1만66원으로 제시했다.

2004년 이림테크를 인수해 우회상장한 엑사이엔씨의 구본현 사장 역시 구인회 LG창업주 손자로 일본 업체가 장악한 휴대폰 부품인 온도보상형 주파수조정기(TCXO)시장에 뛰어들어 주목받고 있다.

TCXO 기술력이 있는 이노자인테크놀로지를 지난 7월 합병하기도 했다.

엑사이엔씨는 우회상장 전에 비해 소폭 오른 3800원대에 머물고 있지만 성장성은 높다는 분석이다. 엑사이엔씨는 앞서 부실 스피커업체 모토조이를 인수해 엠소닉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이의 재상장도 추진 중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