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가 선정해 지난달 9일 발표한 '세계 200대'에서 한국의 대학은 단 두 개다.

서울대가 63위로 100위권에 유일하게 포함됐고 고려대가 150위에 올라 한국 사립대학의 체면을 지켰다.

최근 한국 대학들은 세계 각지에서 일할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대학의 구조를 바꾸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더 이상 국내에서의 경쟁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UBC)은 미국이 아닌 제3국의 대학을 어떻게 운영해야 글로벌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UBC는 최근 교육 수준이 급격히 높아져 캐나다 국민으로부터 '밴쿠버의 부동산 값은 UBC가 다 올려놓았다'는 '원망'을 들을 정도다.

이 대학은 2003년 유럽연합의 조사에서 세계 35위,북미권에서는 28위의 대학으로 평가됐다.

UBC는 648개의 기술 특허 등을 확보하고 있어 미국 최고 공과대라는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스탠퍼드대를 앞질렀으며 매년 로열티 수입으로 1억5000만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UBC가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하다.

일단 세계적인 석학들을 스카우트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아 단시일 내에 지명도를 높였다.

최근엔 200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콜로라도대의 칼 위먼 교수를 영입해 미국 대학들을 놀라게 했다.

UBC가 제시한 연봉만 1200만캐나다달러(약 102억원)에 달한다.

199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마이클 스미스 교수 역시 집요한 UBC의 설득으로 캐나다로 적을 옮긴 교수로 꼽힌다.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을 두루 모집하는 전략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데 도움을 줬다. 재학생의 46%가 이민 자녀며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두 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한다.

캐나다 국적이 없는 외국인 학생의 비중도 9%에 달한다.

수업은 다양한 전공분야를 넘나드는 통합형으로 이뤄진다.

이공계는 물리·화학·생물학을 묶은 '사이언스 원',인문·사회계는 철학·역사·문학을 통합한 '아트 원'이라는 교육을 받고 있다.

대학이 보유한 기술이 수익성 있다고 판단될 경우 바로 기업을 차린다.

UBC에는 학교 기업인 '스핀 오프(spin-off)'가 활성화돼 있다.

대학 실험실의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설립한 스핀 오프 기업의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117개에 달한다.

인재포럼에는 UBC의 수준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는 마사 파이퍼 전 총장(사진)이 참여해 UBC가 글로벌 인재를 길러내는 노하우를 소개할 예정이다.

마사 파이퍼 전 총장은 8일 두 번째 세션인 '최적의 글로벌 인재풀 창출-대학의 관점'에 참여해 주제발표와 토론을 벌일 계획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