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品코리아] 현대차 그랜저‥"BMW 5시리즈 못잖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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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그랜저(TG·현지명 아제라)가 출시되기 전 "BMW 5시리즈나 벤츠 E클래스와 대등한 수준의 고급 세단으로 개발했다"고 큰소리 쳤을 때 이 말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김 부회장의 말이 허풍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증명되기까지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랜저의 명성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욱 높다.
국내에서는 그저 대형 세단의 대표 선수로만 인식돼 있지만 해외 언론과 자동차 평가기관들은 현대차가 이런 수준의 차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있다.
2005년 5월 출시된 그랜저는 그동안 △캐나다 자동차 기자협회 선정 '올해 최고의 대형차'(2005년 12월) △미국 오토퍼시픽사 선정 '가장 이상적인 차 1위'(2006년 6월) △미 JD파워 소비자만족도 대형차 부문 1위 및 신차품질조사(IQS) 대형차 부문 2위(2006년 6월) △미 스트래티직비전 종합가치평가지수 대형차 부문 1위(2006년10월) 등에 올랐다.
오토퍼시픽은 "아제라는 단순히 동급에서 1위를 한 것이 아니라 렉서스LS 재규어XJ 벤츠S 시리즈와의 경쟁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이들은 아제라보다 두 배 이상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이 4세대째인 그랜저는 현대차의 기술력과 디자인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견고한 안락감(Solid Comfort)'을 컨셉트로 2500억원의 예산과 48개월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됐다.
"그랜저를 개발하면서 현대차의 기술 수준이 이전과는 다른 차원으로 업그레이드됐다"(현대차 임원)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물론 수년간 정몽구 회장을 중심으로 추진해온 품질경영의 성과가 집약된 결과라고 현대차는 강조한다.
신형 그랜저는 이전 모델과는 생김새부터 다르다.
이름만 물려받았을 뿐 혈통은 전혀 다른 것처럼 느껴진다.
1~3세대 그랜저와는 달리 묵직하고 중후한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곡선미를 한껏 살렸다.
이런 디자인 때문에 차가 작게 보여 "진짜 대형차 맞느냐"는 질문이 쏟아질 정도였다.
그러나 실제 크기를 재 보면 역대 그랜저 가운데 가장 크다.
그랜저는 폭발적인 파워와 1등급의 연비를 실현한 신형 람다 3.8과 3.3엔진,뮤 2.7엔진에 5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차체자세제어장치(VDC),사이드 커튼 에어백,액티브 헤드레스트 등 첨단 안전장치도 장착했다.
출시 초기인 작년 7,8월 그랜저는 쏘나타를 제치고 두 달 연속 국내 승용차 판매 1위 기록을 세웠는데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대형차가 판매 1위를 차지한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해외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그랜저는 1911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8%나 늘었다.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2만2473대)도 작년 동기보다 65.4% 급증했다.
1세대 그랜저가 탄생한 것은 1986년 7월.탄생 20년을 맞은 그랜저가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