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학생 수천명, '美 대사관 접수 기념일' 기려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 거부로 유엔의 대(對)이란 제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란은 4일 사흘째 새로운 무기 실험을 성공리에 마쳤다고 이란 국영 TV가 전했다.

이란은 10일 일정으로 걸프지역에서 실시중인 '위대한 예언자 II'로 명명된 군사훈련의 일환으로 이날 3km 떨어진 적의 방탄조끼를 뚫을 수 있는 신형소총, 무장 탱크의 표면을 뚫고 들어가 폭발시킬 수 있는 무기, 악조건에서도 헬기를 맞힐 수 있는 휴대용 미사일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이란은 앞서 이틀간 중거리 미사일 '샤하브-3' 등 신형 무기를 실험했다.

이란의 이런 무기실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측이 우라늄 농축중단 요구를 거부한 이란에 대한 제재결의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현재 미국 등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프랑스와 독일, 영국이 마련한 결의 초안을 검토중인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측은 강한 제재 내용이 포함되는데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초안에는 이란의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물질 및 기술 이전 금지, 이란측 관련 인사들의 여행금지, 프로그램에 연루된 개인 및 기업의 자산동결 등이 담겨져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와 관련, 이날 기자들에게 안보리의 대이란 제재는 제한된 기간에만 이뤄져야 하며, 대이란 압박은 이란의 협상복귀를 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날 테헤란에선 이란 학생 수천명이 학생들에 의한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점거 27주년을 기리는 행사를 치렀다.

골람 알리 하다드 아델 이란 의회 의장은 옛 미 대사관 건물 주변에서 행해진 행사에서 "(이란에 대한) 위협과 제재는 이란의 국가의지에 아무런 영향도 못미칠 것"이라며 이란은 평화적 에너지 이용권리를 막으려는 어떤 조치에도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학생들은 1979년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에 진입, 444일동안 미국인 54명을 인질로 삼았다.

(테헤란 AFP=연합뉴스) yct94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