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신한지주가 3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외환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올 들어 이자 마진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업종 전체적으로는 작년만 못 했지만 은행별로는 명암이 엇갈렸다.

대표 주자인 국민은행은 기대에 미치지 못 했다는 질책을 받은 반면 우리금융 신한지주 등은 예상 외의 좋은 성적으로 시장의 환영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4분기부터 이자 수익 악화 우려가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돼 은행주 전망은 비교적 밝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상반기와 같은 상승세는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 우리금융·신한지주 선전 돋보여

신한지주는 3분기에 6225억원의 영업이익과 510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순이익은 전 분기에 비해 14.4% 줄었지만 지난해 3분기보다는 25.2% 늘어났다.

증권업계는 당초 신한지주의 3분기 순이익을 4800억원 안팎으로 예상했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 좋지 않았던 것은 2분기에 발생한 하이닉스 매각이익 및 이연법인세 효과 등과 같은 비경상 요인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경상이익은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은 1조58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0% 증가했다.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33%로 직전 분기 2.41%보다 0.08%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고정 이하 부실여신 비율은 1.01%로 양호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우리금융도 증권가의 호평을 받았다.

우리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59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 줄었지만 2분기보다는 5.0% 늘었다.

한누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이 은행주 중 가장 양호한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며 목표가 2만6000원을 제시했다.

키움증권(2만6500원) CJ투자증권(2만6400원) 등도 2만6000원 이상의 목표가를 내놓았다.

◆ 국민은행 실적 '된서리'

당초 7000억원 이상이 기대됐던 국민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6781억원에 그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4분기와 내년 경영 여건도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국민은행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일에 3.85% 하락하는 등 발표 이후 4.36% 떨어졌다.

한누리투자증권과 SK증권은 실적 발표 후 투자의견을 각각 '보유''중립'으로 제시하고 목표가를 8만5000원으로 나란히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은행이 실적 기대감은 낮아졌지만 외환은행 인수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정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은행업의 돌파구는 기업 인수를 통한 성장세 확보라는 점에서 국민은행을 은행업종 '최선호주'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임일성 메리츠증권 금융팀장은 "은행업종의 펀더멘털은 크게 나쁘지 않지만 상반기만큼 매력적이진 않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