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음모론에 근거한 공격"‥검찰 "할 말 있으면 와서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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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미국계 펀드인 론스타 경영진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과 관련,론스타와 검찰이 1일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론스타가 "한국 검사들이 막연한 음모론에 근거해 새로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며 한국 검찰을 비난하자 검찰은 "항변할 게 있으면 소환에 응해서 당당히 밝히라"며 론스타의 반박을 일축했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전날 엘리스 쇼트 부회장 등 외환은행 사외이사 3명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에 대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검찰이 명백한 증거도 없이 론스타 임원들에게 혐의를 뒤집어 씌웠다"며 "근거 없는 고발로부터 회사와 임원들을 보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외환은행 이사회의 여러 멤버들로부터 증거를 얻기 위한 진실한 시도를 하지도 않았다"며 "검찰이 이런 방식으로 앞서 나가는 것이 특히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레이켄 회장은 그러나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을 의식한 듯 "엘리스 쇼트 부회장 등에 대한 영장청구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투자와는 무관하다"며 "외환은행이 부실 자회사인 외환카드를 살려내기 위해 합병한 것과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이 외환카드 합병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감자설을 유포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당시 외환카드는 유동성 위기로 파산할 지경이었다"며 "감자는 이미 시장에서 기대됐던 방안 중 하나였다"고 주장했다.
합병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감자설'을 유포하는 방법으로 주가를 조작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부인한 셈이다.
이에 대해 대검 중수부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브리핑을 통해 그레이켄 회장의 주장을 일축했다.
채 기획관은 그레이켄 회장의 음모론에 대해 "검찰은 무슨 의도를 갖고 수사하는 것이 아니다"며 원칙론을 강조했다.
'증거 없는 뒤집어씌우기' 주장에 대해선 "소환에 응하지 않은 상태에서 증거 운운하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엘리스 쇼트 부회장만 해도 세계적인 사모펀드의 2인자인데 체포영장을 청구할 때는 신중을 기하지 않았겠느냐"는 말로 혐의 입증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외환카드 합병은 한국의 은행감독 당국의 강한 압박에 따른 것"이라는 그레이켄 회장의 반격에도 "외환카드 합병과 합병과정에서 주가 조작이 있었는지 여부는 전혀 별개차원"이라며 "합병을 하게 된 배경이 무엇이든 간에 주가 조작을 합리할 수는 없다"는 말로 받아쳤다.
미국의 론스타 본사도 기소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법인인 외환은행도 수사통보가 돼 있다.
수사 중에 있다"며 론스타 법인을 기소할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쇼트 부회장 등 론스타 경영진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변호인단을 통해 2일 실시된다.
법원의 심사 결과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은 미국 사법당국을 상대로 범죄인 인도청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인터넷판에서 쇼트 부회장 등에 대한 영장청구는 8개월간 지속된 수사의 결정판이며,투자자들을 더 놀라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또 외국인 투자자들의 상당수는 이미 '마녀 사냥' 방식으로 진행돼온 수사 방식에 실망했다고 덧붙였다.
뉴욕=하영춘 특파원·김병일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