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액체 대신 기체를 이용해 나노소자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최만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이끄는 나노입자제어기술연구단은 나노입자를 원하는 대로 배열(패터닝)해 소자로 만드는 '병렬식 나노입자 패터닝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네이처 자매지이자 나노과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2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나노소자는 분자 하나하나에 정보를 저장하는 소자로 최근 초고집적 나노트랜지스터,양자소자,나노데이터 저장매체,차세대 디스플레이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나노소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노입자를 원하는 위치에 정확하게 배열해야 한다.

기존에는 액체상태의 콜로이드를 이용해 나노입자를 배열해 왔는데 액체에 불순물이 포함되고 배열이 정교하지 못해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독일의 연구팀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최 교수 연구팀은 액체 대신 기체상태인 에어로졸(대기 중 떠다니는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을 나노입자 배열에 쓰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기존 단점을 극복했다.

에어로졸 나노입자를 이온과 함께 뿌리면 기판표면 위에 이온이 쌓이면서 생기는 정전기가 나노입자를 모아 원하는 위치에 빠른 속도로 나노입자를 배열시켜주는 메커니즘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나노소자 생산속도를 빠르게 해 대량 생산을 가능케 해주며 금속뿐 아니라 비금속 나노입자 배열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반도체 공정에 그대로 사용될 수 있어 산업화도 즉시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노입자제어기술연구단은 관련 특허를 국내외에 출원한 상태다.

이번 연구는 최 교수 외에도 김형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김재현 삼성전자 연구원,양홍주 LG필립스LCD 연구원 등도 참여해 산학협력 형태로 진행됐다.

최 교수는 "병렬식 나노입자 패터닝 기술을 국내 기업에 이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