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외국어고등학교들이 신입생을 선발할 때 실시하는 구술·면접 고사가 사실상 본고사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외고 신입생 10명 중 9명은 입시준비를 위해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외고가 중학생들의 사교육을 부채질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27일 서울특별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유기홍 위원(열리우리당)은 "지난해 서울 지역 6개 외고가 실시한 2006학년도 특별전형 및 일반전형 구술면접 문항의 36%가 수학 문제였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이 마련한 '특목고 고입 전형요강 심사표'에서는 입시지침으로 지필고사(특히 수학·과학 관련 문항)와 단답형 문항 출제를 금지하고 있으며 질문은 우리말로 묻고 답할 것으로 제한하고 있다.

안민석 위원(열린우리당)은 외고열풍이 중학교 사교육을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이 제출한 국감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 외고 6곳의 신입생 21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2.8%인 2002명이 과외를 했거나 학원을 다녔다는 것.

이런 비판에 대해 외고 및 입시학원 전문가들은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김대용 대일외고 교감은 '국제화 전형 등 특기자 선발시에만 영어 질의·응답을 실시하고 있다"며 "수학형 구술문제라는 것도 실제로는 중·고교 수학 교과목과 연관됐다기보다 수리적 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해 별도로 마련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목고 입시전문 기관인 하늘교육 임성호 실장은 "외고는 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능력을 검증할 필요가 있는데 학교별 학력 격차가 있기 때문에 학생부 등 내신만으로 뽑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