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글로 사람들의 마음을 쓰다듬는 이해인 수녀(61)가 두 권의 책을 한꺼번에 내놓았다.

지난 10여 년간 자신과 수녀원의 소식을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보낸 편지들을 가려뽑아 월별로 묶은 '사랑은 외로운 투쟁'(마음산책)과 신작 시문집 '풀꽃 단상'(분도출판사)이다.

'사랑은 외로운 투쟁'은 해인 수녀가 세상을 향해 띄우는 결 고운 사랑의 편지다.

흰나비가 행복하게 날아다니고 기도소리,웃음소리가 가득한 공간인 수녀원의 일상을 전해주기도 하고 자신이 발견한 아름다운 시나 좋은 글귀,수녀원 안팎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 등을 정감 어린 문체로 들려준다.

'하늘빛 희망을 가슴에 키우는 달''봄비를 기다리며 첫 러브레터를 쓰는 달''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파도로 달려가는 달' 등 해인 수녀가 지은 열두 달의 고운 이름도 기발하다.

'풀꽃 단상'은 첫 산문집 '두레박'을 낸 이후 20년 만에 분도출판사에서 낸 신간.수도원의 일상과 자연,기도와 명상,함께 사는 이들과의 만남 등을 소재로 쓴 시와 산문들이 수도자의 깊은 영성과 함께 투명한 빛을 낸다.

'가을바람 편지'에선 "우리 모두 바람 속에 좀 더 넓어지고 좀 더 깊어져서 이 가을이 끝날 때쯤 다시 만나요"라고 속삭이고,'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들려주며 풀꽃 같은 평화와 강인함을 이야기한다.

모두 여섯 묶음으로 짜인 책 가운데 산문이 두 묶음이고 나머지는 시다.

일상의 소재를 시어로 꾸민 것들과 기도시,기념시,송년시,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아동문학가 정채봉,사형수들,태풍 매미와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 희생자 등을 위한 추모시도 모았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