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캥거루와 코알라,그리고 황량한 사막과 대보초 정도를 떠올린다.

그러나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운 원시의 열대우림이 태고 때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곳 역시 호주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래밍턴 국립공원이 바로 그런 곳이다.

래밍턴 국립공원은 호주 퀸즐랜드 주의 유명한 해양 관광도시 골드코스트 해변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힌터랜드(Hinterland)로 불리는 내륙을 향해 자동차로 50여분을 달리면 여러분은 이미 자연의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숲속을 가르는 시원한 폭포와 계곡,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야생화들,그리고 하늘을 찌를 듯 솟아 해를 가리는 고목,그리고 그 사이를 뛰노는 야생동물들.

래밍턴은 호주 내에 있는 열대우림 지역 중 가장 광범위하게 잘 보존된 지역으로,숨막히는 경치는 물론 다양한 조류의 서식처로도 유명하다.

이곳에서 발견되는 식물 중 상당수는 지구상 그 어디에도 없는 이 지역의 독특한 것들이다.

울창한 열대림이 우거진 이런 공원 속을 거닐다 보면 당신은 잠시 시간을 뛰어넘은 과거로 돌아간 착각을 하게 된다.

이 같은 요소들은 래밍턴 국립공원을 호주 내 최고의 부시워킹(Bush Walking)의 장소로 만들어 준다.

부시워킹은 말 그대로 숲속 길을 걷는 산책을 말한다.


맑은 공기를 온 몸으로 체험하며 인간이 태어난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시간과 공간을 거스르는 상쾌하고도 신비스러운 체험이다.

래밍턴 공원 내 부시워킹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는 비나바라(Binna Burra) 지역이 꼽힌다.

비나바라 산책 코스릍 통해 숲속을 누비다 보면 비나바라 산장에 도착한다.

이곳은 열대우림 탐사체험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리조트로,연중 내내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산장 주변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목으로 둘러싸여 대낮인데도 주위가 컴컴할 정도다.

운이 좋다면 야생 칠면조가 뛰어 노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비나바라에서 오레일리 고원(O'reilly's Plateau)에 이르는 산책 코스는 어디보다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특히 오레일리에서는 부시 워킹 중에도 백미로 꼽히는 나무 우듬지(나무의 꼭대기 줄기) 산책(treetop walk)을 빼놓아서는 안 된다.

하늘을 가리는 거대 원시목들의 우듬지 사이에 나무판으로 된 현수교 9개를 놓아서 서로 연결한 이 이색적인 산책길은 우리가 평소에 경험하기 어려운 나무 위 높은 곳의 생태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세계에서도 거의 유일한 곳이다.

이곳은 우리가 지상에서 보기 어려운 곤충과 새들의 보금자리가 있는 곳으로 또 다른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우듬지 산책은 호주에서 열대 우림 우듬지의 생태를 연구,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생물학자 마거릿 D. 로우먼이 쓴 '나무 위 나의 인생'이라는 책에서 소개되면서 더욱 유명한 관광지가 됐다.

동식물과 자연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이다.

부시워킹으로 심신을 정화했다면 와인트레일(wine trail)에 들러 독특한 호주산 와인향에 젖어보는 것도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가 된다.

다양한 맛과 향을 내는 포도주를 만드는 다수의 와이너리가 모여 있는 와인트레일은 포도주 애호가들에게 또 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문의 호주관광청(www.australia.com)

정리=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