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파헬벨의 '캐논'을 록 버전으로 연주한 동영상 하나로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된 대학생 임정현씨(22).국내외 음악 업체들이 거액을 제시하며 음반을 내자고 했으나 모두 거절하고 '디지털 싱글 앨범'을 택했다.

그는 지난 23일 온라인 유료 음악 업체인 블로코드와 음원 유통 계약을 맺었다.

임씨는 앞으로 1년간 음악 사이트 뮤즈를 통해 캐논 록 버전과 '사계',자작곡 등을 디지털 싱글 형태로만 공개한다.

임씨는 "보다 많은 사람이 내 음악을 즐기도록 하기 위해 디지털 싱글을 택했다"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디지털 싱글 앨범 시장이 뜨고 있다.

디지털 싱글이란 적게는 1곡에서 많게는 3곡까지 온라인에서만 유통되는 음악 앨범을 말한다.

가격은 음원 다운로드 비용과 같은 곡당 500원으로 저렴하다.

곡당 결제하기 때문에 2곡이 수록된 디지털 싱글 앨범을 인터넷에서 통째로 구입할 경우 1000원만 내면 된다.

추락하는 음반산업과 반대로 디지털 음악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그 중심에 디지털 싱글 앨범이 있다.

문화관광부가 발간한 '음악산업백서'에 따르면 2004년 디지털 음악 시장 규모는 2014억원으로 음반 시장(1338억)의 1.5배로 커졌다.

음악업계는 전체 온라인 음악 시장에서 디지털 싱글이 차지하는 비중은 9.1%로 2004년의 0.6%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특히 올해는 오프라인 앨범 출시를 줄이고 음악 한두 곡이 담긴 디지털 싱글만 내는 가수가 늘고 있다.

디지털 싱글 앨범은 지난해 가수 김종국 SG워너비 등이 내놓은 'Untouchtable'이 인기를 끌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앨범이 온라인 음악차트 1위에 오르자 김종국 등은 콘서트까지 열었다.

온라인 성공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진 첫 사례다.

디지털 싱글 앨범은 올 들어 백지영 이승철 휘성 장혜진 럼블피쉬 등이 가세하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백지영은 오프라인에서 '사랑안해' 앨범이 뜨자 석 달 후 디지털 싱글 '사랑은 아름답습니다'를 내놓았다.

이승철의 경우 얼마 전 선보인 8집 앨범을 CD와 디지털 앨범으로 동시에 공개했다.

음반 제작자들은 디지털 싱글이 매력적이라고 얘기한다.

제작비가 오프라인 앨범에 비해 30%밖에 들지 않을 뿐 아니라 디지털 음원을 미니홈피 배경음악,벨소리,휴대폰 연결음 등으로 활용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또 네티즌 반응이 즉각적이라 신속히 대처할 수 있고 최신 흐름을 따라잡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서혜식 블루코드 콘텐츠사업부 이사는 "임정현씨의 캐논 록 버전 음원이 인터넷에 공개된 지 하루도 안 돼 인기 차트 2위에 올랐다"며 "음악감상 패턴이 변하면서 디지털 싱글 앨범이 뜨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