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명작 코미디 페스티벌이 오는 31일부터 12월30일까지 대학로 상명홀과 삼일로 창고극장 등에서 펼쳐진다.

희극작가 고 이근삼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정통 희극의 부활과 대중화를 위해 지난해 첫선을 보인 이 축제에는 국내 극단 9개가 참여한다.

지난해 국립극단 등 5개 단체가 평균 객석 점유율 90%를 기록한 데 힘입어 올해 참가 단체가 늘어난 것.원로 연출가 권오일씨로부터 기대주 박근형에 이르기까지 쟁쟁한 연출가들이 수준 높은 코미디를 선사할 예정이다.


극단 성좌는 이근삼의 대표작 '아카시아 흰꽃은 바람에 날리고'(10월31~11월12일 상명홀1관)를 권오길 연출로 선보인다.

단역 배우로 칠십 평생을 살아온 노배우가 같은 길을 걷는 자식을 위해 마지막 연극을 꾸미는 슬픈 내용이지만 사실상 희극이다.

또한 극단 골목길은 우리 시대 부초처럼 떠도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 화제작 '경숙이,경숙 아버지'(11월1~12일 창고극장)를 박근형 연출로 올린다.

코미디 전문극단 수레무대는 서양 중세에 지루한 종교극의 막간에 삽입해 관객의 잠을 깨웠던 소극(farce) 3편을 묶은 '파스-릴레이'(11월14~12월2일 북촌창우),서강대 신문방송학과 동문들이 창단한 신생 극단 호연은 서민들의 생활을 아홉 가지 에피소드로 엮은 닐 사이먼의 '굿 닥터'(12월13~21일 창고극장)를 각각 올린다.

아일랜드 출신 작가 존 말링턴 싱이 자국 민족의 변덕스러운 기질을 풍자한 '서쪽 나라에서 온 플레이보이'(11월14~26일 상명홀1관)와 며느리를 바라보는 남편과 시어머니의 시각차를 담은 노벨상 수상작가 루이기 피란델로의 '뜻대로 생각하세요'(12월23~31일 창고극장) 등은 국내 초연되는 작품이다.

이 밖에 부부의 권태기를 코믹하게 그린 '황소,지붕 위로 올리기'(11월15~26일 창고극장),재혼한 남편에게 숨진 첫 부인의 원귀가 나타나 소동을 벌이는 '유쾌한 유령'(11월30~12월10일 창고극장),신세대의 재기발랄한 연애담을 표현한 인터넷 작가 귀여니의 희곡 '체인징 파트너'(12월5~9일 북촌창우) 등도 놓치기 아까운 작품들이다.

(02)929-8679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