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최근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그룹 경영진을 다잡는가 하면 왕성한 대외 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김 회장은 지난달 14일 3년 만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 전경련 활동에 적극 참여할 의사를 내비쳤다.

김 회장은 실제로 다음 달 초 전경련 회장단 초청 골프행사를 직접 주재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7월 민간인으로는 처음으로 유엔한국협회 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유엔한국협회 회장으로 지난 24일 반기문 차기 유엔사무총장 등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유엔의 날 기념식을 주관했다.

김 회장은 '민간 외교관'으로서 이 같은 대외 활동과 함께 그룹 경영 챙기기에도 어느 때보다 왕성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달 초 창립 기념식에서 '철새의 생존본능'을 경영화두로 던졌다.

그리고는 간담이 서늘할 정도의 매서운 어투로 그룹 경영진을 질타했다.

김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한화의 미래를 생각하면 하루도 편히 잠을 잘 수가 없다"며 전체 임직원에게 '변화와 혁신'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그는 특히 그룹의 '부족한 1%'를 해외사업으로 지목하고 이에 대한 전략 마련을 최대 과제로 제시했다.

일부 해외사업은 김 회장 스스로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회장은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대형 M&A(기업인수합병)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사들이라"고 실무진에게 지시를 내렸다는 후문이다.

한화그룹의 외부 인재 영입도 김 회장의 지휘 아래 활기를 띠고 있다.

그룹 홍보팀장을 맡고 있는 장일형 부사장(전 삼성전자 홍보팀장),채정석 법무팀장(전 서울남부지청 부장검사),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전 삼성생명 보험영업총괄 사장),진수형 한화증권 대표(전 산은자산운용 대표) 등이 김 회장이 영입한 외부 인재들이다.

이 같은 김 회장의 활발한 행보와 관련,재계는 "그동안 대한생명 인수 로비설에 휘말려 침묵을 지켜온 한화그룹이 다시 공격 경영에 나서는 신호"라고 보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