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 골프는 싫어하는 골퍼들도 간혹 있으나 필요악인 측면이 없지 않다.

소액의 내기 골프는 경쟁심을 유발시키고 게임에 박진감을 준다.

물론 액수가 커지면 따든 잃든 난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특히 내기 골프를 해 본 경험이 없을 경우 내기에 신경쓰다 샷이 망가지기도 한다.

미국골프잡지 골프다이제스트 최신호에 실린 칼럼 등을 참고해 '내기 골프에 잘 대처하는 요령'을 소개한다.

○그날 적용되는 규칙을 분명히 하라=OB가 날 경우 'OB티'에서 칠 것인지 제자리에서 칠 것인지,볼이 화단에 들어가면 구제를 받는지 그냥 치는지 등의 로컬룰을 명시해야 한다.

또 '프레스'(배판)는 자동으로 걸리는지 선언해야 걸리는지,라운드 후 개평을 줄 것인지 말 것인지 등도 미리 명확히 해두어야 나중에 말썽이 안 생긴다.

○내기 액수는 부담가능한 범위로 한정하라=지갑에 10만원 정도 있는데 1타당 1만원짜리 내기를 한다면 마음이 편할리 없다.

그럴 땐 1000원짜리 내기나 캐디피 분담 내기를 하자고 제의하는 편이 낫다.

골프가 안 되는 날에는 지갑이 가벼워지는 것은 물론 상실감·자책감으로 스트레스만 더한 채 귀가할 수 있다.

○'프레스'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라='프레스'란 당시의 패자가 원래 걸었던 내기액수의 2배를 제의해 거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1타당 5000원짜리 내기를 하다가 프레스가 걸리면 1타당 1만원이 되는 것.따라서 기량이 뒤지거나 '간이 작은' 골퍼들은 프레스가 걸리면 약한 모습을 보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프레스 역시 내기 골프의 한 속성이므로 걸어야 할 시점과 포기해야 할 시점,걸렸을 때 대처방안 등을 마스터해 두는 것이 좋다.

○'핸디캡'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기량차가 있는 골퍼들끼리 내기할 경우 '어려운 홀'에서 핸디캡을 주고받곤 한다.

'하수'가 '고수'한테 1타를 받는 식이다.

핸디캡홀에 다다르면 '하수'들은 1타 여유가 있기 때문에 방심할 수 있으나 그래서는 승자가 되지 못한다.

또 '고수'들은 1타를 보전하기 위해 반드시 버디나 파를 잡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릴 수 있으나 역시 그래서는 좋은 샷이 나오기 어렵다.

'다른 홀과 마찬가지로 매순간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가 긴요하다.

○걸린 돈에 집착하지 않고 골프게임을 즐기라=내기 골프의 '고수'들은 걸린 돈에 집착한 나머지 첫 홀부터 동반자들을 주눅들게 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어차피 18홀,네 시간이라는 여유가 있다.

차분히 평소 스코어만 낸다는 목 표아래 게임을 즐기다 보면 어느덧 승자가 되게 마련이다.

○잘될수록 조심하라=티샷이 기가 막히게 잘맞았다.

동반자들보다 20m나 더 나갔고 볼은 페어웨이 한 가운데에 치기 좋게 자리잡고 있다.

이 경우 골퍼들은 들뜬 나머지 얼른 세컨드샷을 하려고 한다.

이런 때일수록 샷를 신중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첫 샷을 잘한 보람이 있다.

○안전한 길을 택하라=한 홀에서 트리플보기 이상을 하면 심리적으로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티샷을 할 때 안전한 지역을 공략하라.그린도 깃대보다는 가운데를 겨냥하는 게 유리한 경우가 많다.

트러블이나 러프 등지에서도 안전한 길을 택하면 보기나,최악의 경우라도 더블보기로 막을 수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