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비축미 매입량 줄며 전북 쌀값 급락세

이례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쌀값이 최근 수확기를 맞아 큰 폭의 하락세로 급반전, 지난해의 폭락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4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산지 쌀값(농가 수취가격)은 80kg 한 가마에 12만9천원으로 한달 전 14만4천원에 비해 무려 1만5천원이나 급락했다.

김제와 정읍 등 일부 평야지대에서는 투매현상까지 빚어지며 12만원 초반까지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농민들의 주장이다.

도와 농민단체 등은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지난해 수준인 11만원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15만-16만원선을 유지했던 도내 쌀값은 추곡수매제 폐지와 수입쌀 시판 결정으로 지난해 말 11만원선으로 급락했으나 연초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뒤 9월까지 이례적인 오름세를 지속해왔다.

쌀값이 급락하고 있는 것은 올해 정부의 공공비축미 매입량이 지난해보다 100만석 이상 줄어든 350만석에 그치며 불안 심리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가격 역할을 했던 추곡수매제가 폐지된 뒤 민간 양곡유통업자들의 '가격 결정권'이 커진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도 관계자는 "올해 벼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지난해 가격 폭락사태를 경험했던 만큼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농가들이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는 만큼 쌀값 안정을 위해 정부의 공공비축미 매입량을 지난해 수준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림부는 "수확기 산지 쌀값이 하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조사 결과 전북지역의 쌀값 하락폭은 실제 크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히고 "수확기 여건이 지난해보다 양호한 상황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doin1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