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980년 6월XX일 묘시생입니다"…"어디 보자, 자네는 관운이 약해서 연구직 쪽으로 가야겠어"

취업 열기가 한창인 대학가 채용박람회에서 생년월일과 관상으로 학생의 진로와 취업운을 풀이해 주는 사주 부스가 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24일 한양대 서울캠퍼스 학생회관 앞마당에서 열린 '2006 한양 잡 페스티벌' 한 코너에 마련된 '취업사주관' 앞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학생들로 줄이 길게 늘어져 많아야 서너 명의 학생이 상담을 하고 있는 기업 전시관과 극한 대조를 이뤘다.

사주 부스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기계공학부 3학년 이석희씨는 "공학도로서 사주를 100% 믿는 것은 아니지만 관상을 보는 사주와 면접이 일맥상통할 것 같아 면접 준비에 참고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자기 차례가 된 학생은 역학가 송용규(62)씨에게 이름,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각, 전공을 말했고 송씨는 상담 학생의 사주와 전공이 잘 어울리는지, 어떤 직업을 택하는 것이 좋을지 등을 조언해 줬다.

학생들은 취업하기에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중 언제가 유리할지, 자신의 관상이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 등을 주로 물었다.

사주를 보고 나온 물리학 석사 4학기 이모(27)씨는 "60% 정도 맞는 것 같다.위로 삼아 한번 보기에 좋은 이색 경험이었다"고 말한뒤 도서관으로 발을 총총 옮겼다.

역학가 송용규씨는 "사주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한다고 볼 순 없지만 사주를 통해 자기 성격 가운데 고쳐야 할 부분을 알고 고치도록 노력한다면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채용박람회에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등 10여 개 업체가 참가해 점심시간과 강의 없는 시간을 이용해 찾은 학생들과 1:1 상담을 벌였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helloplu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