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비정규직 근로자의 규모는 2001년 통계집계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줄어들었지만, 여성이나 50대 이상, 대졸 비정규직 근로자 규모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비정규직인 사무종사자나 전문기술행정관리자 규모도 늘어났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119만8천원으로 정규직보다 71만원 적었다.

통계청은 지난 8월 실시한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비정규직 35.5%..여성.50대이상 늘어

지난 8월 기준 우리나라의 임금근로자 1천535만1천명 중 비정규직 근로자는 545만7천명으로 지난해 8월에 비해 2만6천명이 감소했다.

비정규직 근로자 규모가 줄어든 것은 2001년 8월 통계집계 시작 이후 처음이다.

비정규직 근로자 규모는 2001년 363만5천명, 2002년 383만9천명, 2003년 460만6천명, 2004년 539만4천명, 2005년 548만3천명 등으로 꾸준히 늘다 올해 처음 줄어들었다.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35.5%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04년 8월 37.0%로 최고치에 달했던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지난해 8월 36.6%로 소폭 하락한 데 이어 올해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비정규직 근로자 중 545만7천명 중 여성은 지난해에 비해 5천명 늘어난 275만2천명에 기록했으며 50∼59세 비정규직 근로자는 5만1천명, 60세 이상은 6만8천명 늘어나는 등 비정규직 규모가 3만1천명 줄어든 남성이나 젊은층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졸 이상.사무직.전문기술행정관리직도 비정규직 늘어

대졸 이상의 학력이나 사무직.전문기술행정관리직에서도 비정규직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 545만7천명 중 대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는 156만5천명으로 지난해 8월에 비해 9만7천명 늘었다.

중졸이하나 고졸 비정규직 근로자가 각각 3만2천명, 9만1천명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직업별로도 비정규직 근로자인 사무종사자나 전문.기술.행정관리자가 지난해 8월에 비해 각각 4만1천명, 3만3천명 늘어났다.

반면 서비스.판매종사자나 기능기계조작 조립.단순노무종사자는 각각 6만7천명, 2만2천명이 줄었다.

통계청 전신애 사회통계국장은 "여성이나 50대 이상에서 비정규직이 늘어난 것은 이들이 노동시장 진입이 상대적으로 쉬운 비정규직을 진입경로로 택하기 때문"이라며 "대졸이상이나 사무직.전문기술행정관리직 중 비정규직 비율이 늘어난 것은 전반적으로 계약직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 절반은 기간제 근로자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 중 49.9%는 기간을 정해놓고 근무하는 기간제 근로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간제 근로자는 272만2천명으로 지난해 8월에 비해 6천명 줄어들었지만, 비중은 0.01%포인트 올라갔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 기간을 정해놓지 않아 언제 해고될 지 모르는 비기간제 근로자의 비중은 지난해 8월에 비해 0.4%포인트 늘어난 16.6%를 기록했다.

파견, 용역, 특수고용, 일일 근로자 등 비전형 근로자는 193만3천명으로 지난해 8월에 비해 2만6천명 늘었다.

시간제 근로자는 113만5천명으로 지난해 8월에 비해 9만1천명 늘었다.

◇비정규직 월평균 임금 119만8천원

비정규직 근로자의 6∼8월 월평균 임금은 119만8천원으로 정규직의 190만8천원에 비해 71만원 적었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 주5일제로 일하는 근로자는 28.8%에 불과했으며, 지난 1년간 교육.훈련 경험이 있는 경우도 22.2%에 불과했다.

반면 정규직 근로자는 주5일제로 일하는 경우가 38.3%에 달했으며, 지난 1년간 교육.훈련 경험이 있는 경우도 31.2%로 비정규직 보다 높았다.

또 비정규직 근로자의 직장내 근로복지 수혜비율을 보면 퇴직금을 수령하는 경우는 30.3%, 상여금을 받는 경우는 27.7%, 시간외수당을 받는 경우는 21.5%, 유급휴가를 받는 경우는 23.1%에 불과했다.

정규직은 퇴직금은 67.9%, 상여금은 67.5%, 시간외수당은 53.9%, 유급휴가는 55.0%나 받아 수혜비율이 비정규직의 2배 이상이었다.

◇기간제 근로자 비율 OECD 4위

2001년 기준 우리나라의 기간제 근로자 비율은 17.0%로 OECD 국가 중 4위를 기록했다.

기간제 근로자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은 스페인으로 우리나라의 2배에 가까운 31.5%에 달했으며, 이어 포르투갈이 20.3%, 멕시코가 19.7%로 우리나라보다 높았다.

기간제 근로자 비율이 가장 낮은 것은 4.0%를 기록한 미국이었으며 룩셈부르크(4.4%), 아일랜드(4.7%), 슬로바키아(5.0%), 호주(5.7%)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