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 연속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미국의 인텔을 능가하는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또 두 회사 간 영업이익 차이도 지난 1분기 5000억원에서 3분기에는 1000억원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인텔 추월'이 언제쯤 가시화될지가 업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주요 반도체 기업의 3분기 실적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부문은 지난 3분기 매출 4조9100억원에 26%의 영업이익률을 올려 주요 반도체 기업 중 최고의 수익성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은 매출 87억달러에 영업이익 14억달러를 기록,16%의 영업이익률을 올렸으며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3%대의 저조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인텔 따라잡나

지난해 4분기 인텔은 32.1%라는 경이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반도체 최강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100원짜리 반도체 칩 하나를 팔아 32원을 남긴 것.삼성전자도 같은 시기 낸드플래시와 D램의 호조에 힘입어 31%라는 영업이익률을 올렸지만 인텔에는 못 미쳤다.

하지만 올들어 두 회사의 상황은 역전됐다.

지난 1분기 인텔은 전분기 대비 매출은 12%,영업이익은 49% 줄어들었고 영업이익률은 19%로 급전직하했다.

세계 PC산업의 침체로 주력제품인 CPU(중앙연산처리장치) 수요가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와 31% 줄어든 상황에서도 25%대의 높은 이익률을 올렸다.

이런 추세는 2분기에도 이어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22%의 이익률을 내는 동안 인텔은 13.4%의 저조한 이익률을 거뒀다.

최근 발표된 3분기 실적에서도 삼성전자의 우위는 계속됐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1조2700억원,영업이익률 26%를 올린 반면 인텔은 영업이익 12억달러(약 1조3300억원),영업이익률 16%에 그쳤다.

업계는 두 회사의 격차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반면 인텔은 CPU시장에서 같은 미국 업체인 AMD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인텔을 추월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자신에 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분기 역시 한국 업체들이 강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세계 반도체 시장의 기세는 '동고서저(東高西低)'였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20% 후반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반면 인텔과 마이크론 등 미국 업체는 실적 악화를 거듭했다.

이런 '동고서저' 추세는 3분기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D램 호조에 힘입어 실적개선을 이룬 데 이어 오는 26일 실적을 발표하는 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닉스가 3분기에 전분기의 3900억원을 능가하는 4000억원 초반대의 영업이익과 23∼25%의 영업이익률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인텔의 부진과 함께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이익 603억원,영업이익률 3.9%의 부진한 성적을 냈다.

이 같은 차이가 나타나는 까닭은 주력 제품의 수익성 차이 때문.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경우 올들어 주력 제품인 D램 가격이 급등하면서 세계 수요량의 70%밖에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호황을 맞고 있다.

반면 인텔은 PC산업의 불황을 겪는 와중에 AMD의 가세로 CPU 시장에서 칩 가격이 급락하고 있어 수익성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