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은 18일 "금강산 관광 사업 방식을 수정 보완하겠다"는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의 발언이 전해진 뒤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현대아산은 일단 송 실장이 언급한 보완 대상이 금강산 관광 대가로 북측에 현금을 지급하는 현행 수수료 지급 방식을 지목한 것으로 보고 현금 대신 쌀 비료 등 현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미국이 우려하는 대목은 금강산 관광 자체가 아닌 현금이 북측에 유입돼 핵 개발 등에 쓰일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현금 대신 현물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략 물자로 쓰일 염려가 없는 쌀이나 비료,의약품 등을 관광 대가로 지불한다면 미국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북측이 현금 대신 현물을 받을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현대아산은 현물 지급과 관련해 아직까지 북측과 협의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아산은 또 전날 금강산 관광 반대 입장을 밝혔던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이날 "금강산 관광은 한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며 한 발 물러서자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기류가 심상치 않은 데다 2차 핵실험 등 북한의 돌발 행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탓에 안심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될 경우 회사의 존립 근거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며 "고객이 한 명만 있어도 금강산 관광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현재 당일,1박2일,2박3일 등 일정별로 관광객 1인당 각각 30달러,48달러,80달러를 수수료 명목으로 북측에 지급하고 있다.

북측은 이 돈을 출입국 관리사무소를 운영하고 금강산을 관리하는 데 쓰고 있다고 현대아산은 설명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