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사운드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이 오는 11월7~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은 1882년 황제를 위한 합창단으로 출발한 러시아 최고(最古)의 교향악단.

러시아 혁명(1917년)을 거치며 국립 오케스트라로 새롭게 출범했으며 안톤 루빈스타인,에밀 쿠퍼,세르게이 쿠세비츠키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구 소련 시절 '레닌그라드 필하모닉'으로 불렸던 이 악단은 20세기 최고 지휘자 중 한 사람으로 불리는 예프게니 므라빈스키(1903~1988)를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맞으며 비약적인 성장을 하게 된다.

므라빈스키는 1938년부터 사망하기 전까지 무려 50년간 '장기집권'하며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을 러시아 대표 악단으로 키웠다.

특히 동시대를 살았던 쇼스타코비치(1906~1975)의 많은 교향곡을 초연했다.

므라빈스키의 뒤를 이어 지금은 유리 데리르카노프가 지휘봉을 잡고 있다.

1988년 단원들의 만장일치로 선출된 그는 므라빈스키처럼 지휘봉 없이 맨손으로 지휘하는 점이 닮았다.

완고하고 고전적인 므라빈스키에 비해 좀 더 자유롭고 화려한 곡 해석이 특징이다.

공연 프로그램은 쇼스타코비치와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을 중심으로 꾸며진다.

7일에는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과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베버의 오페라 '오이리안테' 서곡,8일엔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과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에프게니 오네긴' 중 폴로네이즈 등을 연주한다.

이 중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과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은 두 작곡가의 대표곡일 뿐만 아니라 모두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에 의해 초연돼 이 교향악단에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는 피아니스트 김원과 블라디미르 펠츠만이 협연자로 나선다.

김원은 하보버 국립음대 최고 연주자 과정에서 아리 바르디를 사사했으며,펠츠만은 1971년 프랑스 파리 롱 티보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았다.

(02)580-1300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